수원시는 지난 4월 지역 여성계의 요구를 반영하여 여성정책과를 신설했다. 50만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각종 시정에 성평등 관점을 통합 할 수 있는 초석으로 여성정책과의 역할이 기대되기에 지역의 여성계에서는 큰 의미를 두고 환영했다. 또한 여성정책과 신설과 함께 여성정책 추진의 기본이 되는 수원시 여성발전기본조례 제정에도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수원시 여성발전기본조례가 7월1일 열린 수원시 정기회에 안건 상정되었음을 얼마전 알게 됐다. 각종 조례가 제정될 경우 수원시 홈페이지 공고-고시란에 게시되어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고 있음을 알고 항상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얻고 시정에 관심을 가져왔던 사람으로서 너무도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여성정책과 신설이후 여성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지역여성단체와 간담회를 갖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한 바 있었고 7월 여성주간행사로 여유가 없으니 시간을 달라던 입장이 바로 이삼일 전 일이었는데 여성발전기본조례가 입법 고시되었다는 사실과 의견을 구하는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한것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던 것이다.
부랴부랴 상황을 파악해보니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보와 연락문에 게시하였지만 의견접수가 없었다는 답변이었다. 공무원들도 잘 보지 않는다는 시보에 공고·고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했다는 것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문제제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용검토가 필요하고, 늦었지만 의견서를 제출해야 겠다는 생각에 수원여성회에서 의견서를 7월 1일 오전에 공문으로 접수하게 됐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여성정책과장은 공고고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의견서 내용 중 4가지 사항을 반영하여 여성의원이 수정발의 하는 형식으로 수정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공고고시 과정이 생략된 점, 여성단체와의 의견청취 노력이 생략된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여성정책 확대를 위한 시의 노력이 시작된만큼 조금 더 지켜보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랐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7월 3일 열린 의회상임위(재경보사위)에 출석한 여성정책과장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여성의원이 수정제안을 했지만 전혀 이에 동조하지 않았고 의원들에게 수정안을 만들게 되면 공무원들이 너무 힘들어진다는 말로 수정제안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시사했다. 게다가 여성발전기본조례제정의 필요성이나 여성정책이 무엇인지 묻는 의원의 질의에 여성정책과장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잘 모른다는 답변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방청객이 있는 자리에서 ‘여성정책과장 못해먹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100만 수원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성평등 사회를 위한 각종 정책을 제안하고 지원해야 할 여성정책 과장이 여성단체, 여성의원과의 약속도 철저히 무시하고 여성정책과의 위상조차 믿지 못하게 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것에 지역 여성의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여성정책과에서 여성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에 무조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의견은 반영이 될 수도 있고 받아들있 수 없다면 이에 대해 명확하게 양해를 구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여성정책과의 태도는 여성들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으려 하거나 헌신짝처럼 무시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성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고 약속조차 무시하는 여성정책과에서 도대체 어떤 여성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임혜경(수원 여성회)
수원시 여성정책과 왜 만들었나
입력 200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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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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