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학교에서 큰 일꾼 일궈내는게 제 꿈입니다.”
지난 1월 12일 여주군 흥천면 문장초등학교 이현자(58·여)교장은 올해 입학하는 병아리 신입생들을 위해 노트와 연필 등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들고 학교 인근 20여 가구를 찾았다.
아이들을 문장초등학교에 보내준 학부모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여주 문장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55주년을 맞는 오래된 학교지만 워낙 작은 농촌마을 학교라 어느 누구도 더이상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사실 이 교장은 “지난 36년간의 교직생활에서 가장 힘든 나날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이곳에 지난 2002년 9월 부임한 이래 한시도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20리나 떨어진 면소재지 학교로 보내고 그나마 머물던 재학생들도 하나 둘씩 도시로 떠나버렸다.
이 교장은 전교생이 70여명에 불과한 학교를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만들기 위해 지역내 문장초교 동문들과 주민들, 후원인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지역발전협의회를 조직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 달에 두번씩 학교의 전반적인 사항들과 학생들의 이야기 등 '학교장이 드리는 글'을 주민들에게 손수 적어 보내면서 주민들과 학교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무엇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꾸며 꿈과 희망이 넘치는 학교를 보여주려 애썼다.
특히 기초학력책임제와 1인 1악기 연수 등으로 교육에서도 도시의 학원이 아니더라도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올해 졸업식에는 23명이 졸업하고 입학생은 15명 뿐이지만 이 교장은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학교를 떠났던 초등학생 10명이 다시 돌아와 지금은 전교생이 90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 교장은 직접 가정을 찾아다니며 농촌학교가 살아야 농촌이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결과 지금은 소규모 농촌학교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 교장은 “작은 농촌학교지만 도시학교보다 건실한 학교로 꼭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문장초교 이현자 교장
입력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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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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