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농촌학교, 도암초등학교가 앞장설 거예요.”

지난 19일 토요일 오후 5시 이천 도암초등학교 운동장.

하교 시간도 훨씬 지난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운동장은 학생들의 바쁜 몸놀림과 고함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날 운동장에 모인 것은 학생들 뿐만이 아니었다.

학부모들도 이날만큼은 바쁜 일손을 잠시 놓고 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날은 '돌아오는 농촌학교' 성과보고회와 주말 가족캠프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천시 신둔면 도암리에 위치한 이천 도암초등학교(교장·지일학)는 12명의 교직원과 6개 학급 17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자그마한 학교다.

이 작은 시골 학교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침체된 농촌 학교를 살리기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청, 이천시청이 6억7천100만원을 지원, '찾아오는 농촌학교' '학원 가지 않아도 되는 학교'로의 변화를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방학부터 6학년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어·수학 집중 학습'은 중학교에 진학할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서당 훈장님을 초빙해 진행하는 소학(小學) 지도 및 전통예절 교육, 원어민 3명과 함께 1주일에 4시간씩 진행하는 영어회화 교육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의 멘터 프로그램(Mentor Pro.)으로 바이올린과 연극, 타악, 사물놀이 등 14개 특성화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 농촌에서는 배우기 힘들었던 각종 특별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등·하교 지원을 위해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교사들을 위한 관사, 최신 기종을 구비한 컴퓨터실 및 어학실은 도심의 어느학교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8월 140명이었던 학생수가 지금은 176명으로 늘어나는 작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400여명이 이날 한자리에 모인 것은 특별 활동을 통해 쌓은 평소 실력을 마음껏 뽐낼 뿐만아니라 학교 발전 양상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다.

지일학 교장은 “도암초등학교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교육·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니고 싶은 학교, 돌아오고 싶은 학교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