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교육부장관은 왕 3D'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장관들 사이에서 '3D 장관'은 교육부 노동부 농림부를 말하는 데 그 중 교육부가 가장 힘들어 기피대상이라는 것이지요.
국민들의 교육열이 높은 데 비해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 보니 어떤 교육정책이든지 반드시 갈등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11일 열린우리당 당원교육에서 “교육부총리가 경제부총리보다 10배는 힘들다”며 국무총리가 '교육부총리는 왕 3D'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해찬 총리도 교육부장관을 역임했고, 재임 당시 교원정년의 갑작스런 단축으로 인한 교육계의 반발이라든지, 입시정책의 실패로 '이해찬 세대'라는 등의 말을 지금도 듣고 있기에 그런 표현은 어쩌면 당연할 겁니다.
그러나 내각 중에서도 중심의 자리에 있는 총리나 부총리의 입에서 이같은 '3D 기피 장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장관들끼리 사석에서라면 몰라도 당원교육이나 언론과의 인터뷰 등 공적인 자리에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국정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내각들을 국민과 학부모들이 어떻게 신뢰하겠습니까. 더욱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했을 당시부터 알고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김 부총리의 말대로 교육은 해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책의 성과도 가장 늦게 나타납니다. 아니, 100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공무원들도 밤새 일만 하는 부서보다는 인사 예산 감사부서 등 이른바 '힘'있는 보직을 받으려고 저마다 노력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공무원은 국가의 녹(祿)을 먹는 국민의 공복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재양성의 요람인 대학을 개혁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하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경제관료를 교육부총리에 임명한 대통령의 뜻을 1년만에 벌써 잊은 것은 아닌지요.
입시제도 교육자치법 사립학교법 국립대체제개편 고교등급제 교원평가 등등 교육계의 각종 정책과 이해 당사자간의 갈등요인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또 전교조에 반대하는 자유교원조합과 뉴라이트교사연합이 3월 각각 출범을 앞두고 있는 등 교원단체마다 교육정책에 대한 대립각을 세울 태세입니다. 김부총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일들이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육정책이 나오고, 또 교육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때마다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고생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러기에 김 부총리의 취임 직후 필자의 칼럼(2005년 2월1일자)에서 언급했듯이 실험용(?)장관이 아닌, 향토출신의 능력있는 장관으로서 공직의 마지막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묵묵히 일해달라는 당부를 끝까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준구 전문기자의 교육현장] 교육부장관은 왕 3D(?)
입력 2006-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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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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