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은 7만명에 이르는 교원과 교육행정직, 그리고 200만명 가까운 학생들로 구성된 방대한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단위 기관장이라 할 수 있는 교장급만 초중고교를 포함해 1천600여명이며 교감급인 장학사 연구사와 교장급인 장학관 연구관 교육장 등 고위 전문직도 수 백명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청 부교육감에 임명할 사람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4월 경기도교육청 제2청이 개청하면서 본청 교육국장으로 있던 최운용씨가 2청 부교육감으로 임명돼 이달말 정년퇴임을 합니다. 당시로서는 일반직들은 불만이었지만 전문직이 임용돼 교원들로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번 주내로 부교육감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청해야 하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현 교육국장이 고사(固辭)한 데는 정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데다 제2청 부교육감이 그리 매력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일부 교육장도 정중하게 사양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행정의 일관성으로 예산권이나 인사권 등 중요한 권한들이 모두 본청에 있고, 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일반직같으면 직급승진이라도 하지만 전문직은 보직만 부교육감이지, 직급은 같은 장학관입니다.
따라서 초등출신을 임명하면 어떻겠느냐는 일부의 건의도 있었지만 교육감이 초등출신이라는 부담 때문에 이 방안은 애초에 물건너갔습니다. 설 연휴기간 김진춘 교육감께서 제2청 부교육감을 비롯한 직속기관장, 교육장, 본청과장, 장학관들에 대한 심도있는 구상을 하셨겠지만 인사담당장학관과 교직과장을 역임한 '인사통' 김 교육감도 인사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고위전문직에 대한 인사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아마도 교원정년이 62세로 갑자기 단축되고, 교장을 8년밖에 못하는 교장임기제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다가 교육장 임기도 2년으로 줄어 뭘 좀 해보려 하면 정년 아니면, 임기가 끝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재목을 키울 시간도 없고, 순환은 빨라지는 것이지요.
10년 전 교육장을 5년6개월씩 하고, 교장을 65세까지 십 수년간 하던 때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때의 일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정년단축은 이른바 교육계에서 말하는 'IMF 교장'들을 양산했고, 이들은 교장을 8년 하고도 정년이 2~5년씩이나 남아 장학관이나 연구관으로 전직하려고 그야말로 목숨(?)을 거는 상황까지 도래한 것입니다. 초빙교장이라도 안되면 사표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많아졌지만 갈수록 쓸만한 인재는 없어 교육감을 비롯한 인사부서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사에서도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사대상자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는 데 노력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최선의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현장] 경기교육계의 인물난
입력 200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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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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