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는 무시험 추첨입학이다. 다만 가고 싶지 않은 기피학교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명문' 중학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와 교직원의 노력여하에 따라 '명문'중학교는 만들어진다. 개교한 지 10여년이 넘은 산남중학교는 그동안 교복이 멋이 없다, 급식이 맛이 없다, 공부를 못한다 는 등의 근거없는 소문과 편견으로 서로 가지 않으려는 학교였다.

 2004년3월1일 용인고 교장이던 권용희 교장이 새로 부임했다. 인근 초등학교 6학년 담임들과 학부모들을 찾아다니며 원인을 분석해보았다. 여기서 내린 결론은 결국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에 주력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평범한 진리였다.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우선 영재교육 개념을 도입코자 수학교과특기자 교육을 시행했다. 교사들을 영재교육세미나에 참가시키고, 부단한 연구의욕을 북돋우는 한편 교내에 특성화교육부를 신설, 영재교육을 담당토록 했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선임 장학사 출신인 권 교장은 중학교로 발령받은 것에 결코 실망하지 않고 그동안의 교육적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수원시내 84개 초등학교와 산남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원 출신 국내 저명한 과학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서울대인공위성센터, 부산영재고교, 민족사관고교 등을 견학시켜 미래 영재의 꿈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마침 수학전공인 임동엽 교감이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 교장에게는 더 없는 힘이 됐다.

 드디어 산남중학교는 그 해 중학교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수학교과특기자육성학교로 지정받는다. 학력의 하향 평준화라는 평준화의 폐단을 극복한 모범사례가 된 것이다. 이로부터 수원시내는 물론 경기도내 전체에서 수학 과학의 우수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아니, 전학을 오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수학경시대회에서 산남의 학생들이 받은 상장은 교실을 도배하고도 남을 정도다. 1지망에서 정원의 40%도 못 채우던 설움받던 학교가 수원시내에서는 모두가 오고싶어 하는 최고의 '명문'중학교가 된 것이다.
 권 교장은 “70여명 교직원들이 너무 고생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산남중 교사들의 이같은 사명감과 긍지가 오늘의 산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