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자 경기도내 교육장급 인사내용 보도(경인일보 2월20일자 1면)를 둘러싸고 경기도교육청과 산하교육청, 각급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제2부교육감 등 교육장급 12명의 인사내용이 보도되자 김진춘 교육감께서 진노하는 등 일대 홍역을 치렀던 모양입니다. 사실 보도했을 당시만 해도 틀리면 어떡하나 하고 내심 불안했습니다. 다만 본청과 일선 교육계가 술렁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거의 맞을 것이라는 직감만 했을 뿐입니다. 정식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축하 난'들이 본청과 일선교육청 사무실에 배달돼 돌려보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경인일보 보도 3일 후인 2월23일 오후 교육장급 이상과 교육전문직 인사가 발표됐습니다. 교육장급 이상 12명의 명단이 정확했습니다. '귀신'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교육위원회에서도 추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늘 그랬듯이 알려준 사람도 없거니와, 또 교육감 부교육감 교육국장 초·중등교육과장 인사담당장학관 등 인사관련 비선조직에 있는 분들을 개인적으로 한 번도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습니다. 인사내용을 물어보는 사람도, 대답하는 사람도 모두가 바보가 아닙니까.

혹자는 청와대나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알아낸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고 합니다만 그 쪽에 아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혹시 안다고 해도 그 곳 사람들이 정신나가지 않고서야 알려줄 일이겠습니까.

인사 때가 다가오면 온갖 풍문이 돕니다. 일종의 민간발령이지요. 어느 분은 민간발령대로라면 가장 이상적인 인사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경인일보 보도 이후 몇몇 교육장께서 전화했습니다. 신문내용이 사실이냐고. 나도 맞는 지 잘 모른다고 했더니, 신문대로라면 그런대로 괜찮은 인사라고 하더군요.

인사시기가 오면 저도 나름대로 대상자를 뽑아 연구를 합니다. 교육계 인사는 특히나 획기적인 것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긍되지 않는 부분은 뭔가 정실이 개입된 인사입니다. 그래서 교육장 승진예정자를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임지가 문제입니다만 어디로 가는 지를 맞추는 것은 20년 가까운 기간동안의 저의 인적 네트워크와 판단기준 등 '노 하우'입니다.

어쨌든 경인일보의 예측대로 인사는 끝났습니다. 김 교육감을 비롯한 많은 교육감 후보들께서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예측 가능한 인사'입니다. 각 부처도 인사혁신안으로 공정하고도 예측가능한 인사를 강조합니다. 승진, 전보서열도 공개되는 마당입니다. 오히려 밀실에서 이뤄지는 인사가 문제를 내포할 뿐입니다.

결국 며칠 전에는 교육감께서 “그 사람, 내가 과장 때 다 맞추더니 이번에도 또 다 맞췄네….”하며 껄껄 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물론 인사내용이 미리 새나가면 인사권자의 기분이 상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젠 모든 것이 공개되는 세상입니다. 새 학기에 발령받은 경기도내 모든 선생님들, 이제 인사 이야기는 접어두고 새로운 마음으로 인재키우는 일에 정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