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승엽(28.롯데 마린스) 선수의 활약상이 케이블방송에서만 생중계됨에 따라 유료방송 경쟁상대인 스카이라이프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된 지바 롯데 마린스로부터 올 시즌 중계권을 따낸 OSB-TV가 케이블방송에만 송출해온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까닭이다.

많은 PP들이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에 동시 송출하는 가운데 일부 PP들의 경우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중 어느 한쪽만 송출하는데 OSB-TV는 케이블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채널이다.

MBC-ESPN, KBS SKY SPORTS, SBS SPORTS 등 케이블ㆍ위성방송 3대 스포츠채널들이 이승엽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신 OSB-TV가 40억원을 들여 중계권을 손에 쥠으로써 스카이라이프에 뜻밖의 '악재'가 떨어진 것.

물론 OSB-TV가 스카이라이프와 새로 계약하면 위성방송 가입자들도 이승엽 경기 생중계를 볼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OSB-TV 김형국 이사는 "우선 케이블방송의 많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에 우리 채널이 편입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OSB-TV 채널은 현재 전국 SO 118곳 가운데 20여곳에 편입돼 있으나 이번 이승엽 경기 생중계를 재료삼아 SO들을 대상으로 한 론칭(채널신규편입)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 선수의 경기 중계권을 iTV(경인방송)가 따낸 뒤 '경기를 보게 해달라'는 가입자들의 요구에 밀려 많은 SO들이 iTV를 편입시켰던 전례가 재현되기를 OSB-TV는 내심 바라고 있다.

이승엽 경기를 중계하는 케이블방송 SO들이 늘수록 '우리는 왜 중계를 못 보느냐'는 고객들의 상대적인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게 스카이라이프의 고민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채널을 신규 편입하려면 여러 조건들을 협의해야 한다. 그리고 OSB-TV와 협상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