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10월 9일 대대적인 가을 개편을 단행한다. 주간기본편성표를 보면 한 시간 단위로 깔끔하게 정리된 듯한 인상을 준다. 그만큼 편성의 기본틀이 바뀐 것.

가장 큰 변화는 'SBS 8뉴스' 이후 방송돼왔던 일일 드라마와 일일 시트콤이 폐지되고 오후 9시대에 60분 분량의 프로그램이 방송된다는 점. SBS측이 '이번 개편의 핵'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이 시간대에 주간 시트콤 '혼자가 아니야'(월, 신설), '뉴스추적'(화), '생방송 TV연예'(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목), '아이엠'(금, 신설)이 방영된다.

오후 7시대도 55분 단위 프로그램이 배치됐다. '백만불 미스터리'(월), '체인징 유'(화, 신설), '해결! 돈이 보인다'(수), '김국진, 김용만의 코치'(목, 신설), '진실 게임'(금)이 마련돼 있다.

눈에 띄는 개편 내용 중 하나는 주 5일 근무제로 인해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이 시작된다는 개념으로 오후 10-12시 두 시간 동안 드라마를 내보낸다는 것. 첫 작품으로 세 쌍의 30대 부부가 부부상과 가족애를 보여준다는 '아내의 반란'이 방영된다.

오후 4시 10분 방송되는 '오픈 스튜디오'를 매일 어린이, 환경,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주제를 갖고 방영하는 것도 달라진 점.

토요일 오전 11시 임백천 진행으로 7080시절의 노래를 주로 들려줄 '낭만 콘서트'가 신설됐고, 목요일 밤 12시 55분 '문화가 중계'가 새롭게 시청자를 찾아간다.

SBS 안국정 대표이사는 이번 개편과 관련해 "디지털 방송의 본격 출발을 알리고, SBS 향후 모습을 가늠케 하는 편성으로 큰 부분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SBS측은 이번 개편이 시청자 채널 선택권을 확대했고, 시사 보도 교양 프로그램의 전진 배치로 사회적 의제설정 기능을 강화했으며, 수도권 시청자를 배려했다고 밝혔다. 시청자 참여 가족 프로그램이 확대된 것도 특징으로 꼽았다.

일일 드라마와 시트콤 폐지로 드라마 장르의 방송시간이 주간 총 845분에서 645분으로 줄어 전체 편성 비율에서도 46.9%에서 35.8%로 줄어들었다.

'생방송 한밤의 TV 연예'가 수요일 오후 9시대 방영되면서 '생방송 TV 연예'로 이름을 바꾸었고, 신변잡기식 진행이 아니라 연예 저널리즘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 프로그램의 연출이 '그것이 알고싶다', '생방송 모닝와이드' 등을 연출한 황승환 PD로 교체됐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론 프로그램 '이것이 여론이다'는 기존보다 시간이 줄어 든 점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맞춘 개편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이에 대해 홍성주 편성본부장은 "'나이트라인'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사회의 이슈가 되는 토론 주제의 경우 심도있는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운용의 묘를 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SBS측은 개편 설명회 내내 '시청자 요구에 따라'라는 표현과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수용해서'라는 말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