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가 브라질에 내보낼 방송에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자막을 처리,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아리랑TV는 26일 브라질의 대형 케이블TV업체와 브라질의 주요 16개 도시에 아리랑TV 프로그램 송신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에서 브라질 진출에 대해 두 가지 의미가 있다는 자화자찬격 분석도 곁들였다.

첫째는 오랫동안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브라질에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를 통해 브라질 내 일본문화 독주를 견제하고 다각화하는 기회가 됐다는 것.

아리랑TV는 또 브라질 내에서 자칫 왜곡될 수 있는 일본과 한국에 관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채널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밝혔다.

그러나 브라질에 방송되는 아리랑TV의 프로그램은 영어로 제작된 데다 자막은 스페인어를 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브라질은 남미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공용어로 스페인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는 같은 라틴어 계열로 비슷한 면이 있지만 한국어와 일본어가 다르듯이 서로 다른 언어. 브라질 사람 가운데 교육을 받은 사람 등 일부는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스페인어를 잘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아리랑TV가 거창하게 내건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브라질 진출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TV 관계자는 스페인어 자막을 쓴 것에 대해 "포르투갈어를 할 수 있는 번역가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브라질 사람들도 스페인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리랑TV의 이러한 태도는 지난해 이라크 파병 홍보에 공적 기금을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아 가면서 아랍지역에 아랍어로 더빙한 방송을 내보낸 것과 사뭇 다르다.

아리랑TV는 전세계에 영어로 만든 방송을 내보내면서 아랍지역에만 특별 채널을 구성해 지난해 37억원, 올해 40억원의 방송발전기금을 들여 아랍어 방송을 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