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항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외세에 의해 개항된 인천항이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자주적인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산업화 과정에서 정치적 소외로 정체돼 있던 인천항은 올해 대중국 교역 중심항만으로 자리잡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올해 인천항 발전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인천항만공사'의 설립 확정이다. 인천항의 근본적인 개혁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인천항만공사가 난산끝에 설립 일정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제2연륙교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지역 시민사회간 합의, 남외항 건설을 위한 용역, 최초의 포트세일 등 인천항엔 굵직한 일들이 어느해보다도 많았다.

▲제2연륙교 주경간폭 논란, 정부와 지역 시민사회간 극적 합의
 
인천항만업계는 제2연륙교 주경간폭 논란과 관련, 사활을 걸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었다. 정부는 송도와 영종지역을 연결하는 제2연륙교를 주경간폭 700m로 확정해 일방적으로 건설을 추진한 것. 사업추진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말 JMS(일본해양과학)에 제2연륙교 주경간폭 700m를 전제로 한 안전통항 용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 용역결과 제2연륙교가 700m주경간폭으로 건설됐을경우 12가지 선박 안전통항 조건이 제시되면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시작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가뜩이나 갑문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인천항에 제2연륙교가 건설될 경우 갑문을 추가하는 결과를 초래해 선박의 안전성은 물론이고 인천항의 효율이 크게 저하돼 결국 고사수순을 밟게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16일 '제2연륙교 관련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주경간폭의 확장을 요구하며 정부와 지루한 힘겨루기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범대위는 지난 17일 정부와 제2연륙교의 주경간폭을 800m 확정하면서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제2연륙교 대립은 정부와 지역 사회가 물리적인 충돌없이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설립 확정
 
정부와 인천시는 내년 7월1일 인천항만공사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시는 당초 연초에 인천항만공사를 출범시키기 위해 정부의 반대로 일정이 늦춰지기는 했으나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인천항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인천항만공사가 설립될 경우 항만 운용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이뤄진 항만운영과 건설공사가 사실상 공사체제로 전환되면서 인천항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현재 시와 정부측은 '추진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인천항만공사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인천 외항시대 개막
 
지난 7월1일 외자유치로 이뤄진 인천 남항의 ICT(인천컨테이너터미널)가 역사적으로 개장했다. ICT는 4만●급 1개 선석으로 연간 약 40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조수간만의 차로 불가피하게 갑문을 운영해야했던 인천항은 외항시대를 맞음으로써 대중국 중심항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특히 세계적 항만운영사인 싱사포르의 PSA(싱가포르 항만공사)가 ICT를 운영함에 따라 인천항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됐다.
 
▲인천 남외항 건설 확정
 
시는 송도신도시 전면에 18선석 규모의 신항만 건설을 위해 PH(Pyne-Hinneberg)사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남외항의 설계용역을 의뢰한 상태. 정부는 내년 6월말까지 사업자를 확정하고 오는 2011년까지 모두 18선석 규모의 신항만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남외항에 34선석 규모의 항만을 건설해 인천항을 대중국 교역 중심항만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천항 최초의 포트세일
 
인천시는 인천항만업계와 함께 지난 11월8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의 칭다오와 웨이하이 등지에서 처음으로 포트세일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갑문 등의 열악한 항만시설로 수세적이던 인천항이 다른 항만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번 행사는 물류의 중요성을 지역 사회에 각인시키고 수요자 중심의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