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기상학적으로 수증기가 응결하여 나타나는 기상현상이며, 매우 작은 물방울이 대기 중에 떠있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1㎞ 미만일 때를 말하는 시정장애 현상이다.

안개 낀 날 아침 호수공원은 낭만적이며 아름다우나 다른 한편으로 안개는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 자동차나 선박의 충돌 등 교통사고의 상당 부분이 짙은 안개로 인한 시정장애 현상에 그 원인이 있으며 또한 항공기의 운항지연이나 취소로 매년 수십만 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항공사들은 엄청난 추가비용을 부담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는 눈이나 비 등 다른 기상현상에 의한 교통사고에 비해 사고횟수는 적지만 사망률은 가장 높다.

안개가 발생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먼저 대기 중에 수증기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야 하며 즉 하천, 호수, 바다 등과 같은 수증기 공급원이 있는 곳이나, 비가 내린 뒤에 증가된 수증기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공기가 이슬점 온도 이하로 냉각되어야 하고, 대기 중에 미세한 물방울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흡습성의 미립자가 많이 떠 있어야 한다.

공기가 냉각되는 원인으로는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복사, 온도가 낮은 지면 또는 해면과의 접촉, 찬 공기가 밀려와 혼합될 때, 공기가 상승하면서 일어나는 단열팽창 등이 있다.
안개는 대기의 온도가 내려가는 야간에 많이 발생하여 해가 떠서 대기의 온도가 상승하여 물방울이 증발하게 되면서 서서히 소산된다.

안개의 종류에는 맑은 날 야간에 지표면의 복사 냉각에 의하여 육상에서 발생하는 복사안개, 따뜻하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찬 해수면 또는 지표면 위를 이동할 때 그 아래 부분이 냉각되어 발생하는 이류안개, 이류안개와 반대로 차갑고 건조한 공기덩어리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면 위를 이동할 때, 급격한 증발에 의하여 생기는 증기안개, 따뜻하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비교적 매끄러운 경사면을 상승할 때 단열 팽창에 의한 냉각으로 발생하는 활승안개, 전선에 동반해서 발생하는 전선안개가 있다.

육상에서 발생하는 안개의 특성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없고 맑은 날 야간에 복사 냉각이 강할 때 주로 발생하며, 내륙 산간에서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복사 냉각이 심하여 평지보다 안개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하천, 댐이 있는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안개 발생이 빈번한데(한강 주변, 춘천·충주·안동 등 댐이 건설된 곳, 낚시터 강가 등), 안개 발생 후 해가 뜨면 일사로 인해 2~3시간 내에 소산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최근 산업의 발달로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안개로 대형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안개 낀 날 고속도로에서 '안개 다발지역' 주의표지판이 설치된 곳에서는 비상등을 켜고 저속 또는 감속 운행 등으로 교통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야 할 것이며 등산을 할 때에는 안개가 끼면 길을 잃을 위험이 크므로 속히 하산하거나 가까운 대피소로 피신한다. 대도시의 경우 안개는 매연과 같은 미소 입자와 결합하여 스모그 현상으로 나타나므로 호흡기 질환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안개 발생이 예상될 때, 일기 예보에 안개 예보를 포함하여 발표하고 있으니 봄철을 맞이하여 안개에 대해 이해하고, 안개로 인한 피해를 줄임으로써 국민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서 애 숙(기상청 수원기상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