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처럼 콘크리트 숲으로 빽빽하게 둘러싸인 도심을 일시에 푸른 녹색도시로 변모시킬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은 없다. 녹지공간 확충에 이용할 유휴지가 적고 설령 노는 땅이 있더라도 막대한 수용비용을 대기 힘겨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실적 대안으로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운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도심권의 불필요한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와 꽃을 심어 부족한 공원과 녹지공간을 확보해 나가자는 것이다.
담장을 허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웃간 마음의 벽이 뚫리고 지역의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심어주는 소중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관건은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전제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 부산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사업을 범시민운동으로 활발하게 전개해 오면서 작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지난 1999년 담장허물기 운동을 대구사랑운동의 중점과제로 채택해 민·관 협력 시민운동으로 활성화시켰다. 부산시 역시 지난 2002년 3월부터 푸른부산 가꾸기 사업을 통해 담장허물기에 본격 뛰어 들었다.
3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2002~2006년)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인 인천시도 최근 들어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운동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시는 담장허물고 나무심기를 대대적으로 벌이기 위해 우선 민간 주도의 추진협의회부터 구성키로 했다. 새마을회 등 시민사회단체의 폭넓은 참여를 전제로 범시민협의회를 만들고 이 협의회가 주축이 돼 시민자발사업으로 펼쳐 나가돼 관은 행·재정적 지원에 힘쓴다는 복안이다. 추진협의회는 인천의제21 담장없애기운동본부가 홍보를 주로 맡고 새마을회가 대상지 조사와 선정 등 실행을 도맡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또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기술지원팀과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며 시는 지원사무와 실무추진을 떠맡게 된다.
이와 함께 시 전역을 대상으로 담장허물기 대상지 조사도 마무리해 둔 상태다.
동사무소, 학교, 보건소 등 공공시설과 종교시설, 보육시설, 공동주택, 공장, 단독주택, 상업시설, 음식점, 병원 등 민간시설을 두루 아울러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운동 대상지를 파악했다.
시는 추진협의회가 구성되는대로 협의를 거쳐 담장허물기 대상지를 확정한 뒤 담장이 헐린 곳에 소공원을 조성하거나 나무와 꽃을 심어 나갈 계획이다. 시와 구·군에 전담처리반도 구성해 담장허물기를 통해 배출된 폐기물을 신속히 치워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담장허물기에 동참하는 시민들에겐 담장철거비와 폐기물 처리비를 전액 지원해 주고 조경사업비도 70% 범위 내에서 지원해 줄 참이다. 이렇게 되면 단독주택의 경우 최고 500만원, 다중시설은 최고 2천만원까지 조경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내년부터 시민 담장허물기 대상 제도를 시행해 모범사례를 발굴 포상하고 우수 읍·면·동도 선정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을 활성화시킬 요량이다.
건축허가 때부터 가급적 담장을 설치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방음벽 대신 생울타리 등 방음림으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권장해 나가기로 했다.
구·군마다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운동 시범거리와 골목길을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올해부터 2006년까지를 1단계 사업기간으로 정해 이같은 방안을 힘있게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2007년 이후부터는 2단계 사업기간으로 설정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담장 대신 나무심기 운동을 대폭 확산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시는 특히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발맞춰 내년 한햇동안 담장허물고 특색있는 나무심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우선 부천, 시흥, 김포 등과 맞닿은 시 경계지역에 대한 녹화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녹지공간이 열악한 구도심권의 경우 국·공유지 전수조사를 벌여 마을쉼터를 꾸미고 필요한 경우 직접 부지를 사들여 푸른마을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벽, 중복가로수, 복층림 등을 조성하고 철로변 녹화사업을 본격화하며 유휴지엔 유채, 밀, 보리 등을 파종해 가로경관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와도 협의해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및 진입로 주변 등에 대한 녹화사업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담장허물고 나무심기 운동의 가장 큰 난제는 시민들의 곱지않은 인식에 있다.
시 녹지조경과 이 풍 임업주사는 “담장허물기 사업이 가진 많은 순기능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적잖은 시민이 재산권 피해, 범죄 발생,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인천녹색연합 유종반 사무처장은 “단독주택의 경우 시민 개인보다는 동네나 골목별로 이웃이 함께 상의해 공동으로 담장을 허물도록 유도함으로써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야 실효성이 높
[푸른인천 가꾸자] 새로운 대안, 담장 허물고 나무심기
입력 200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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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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