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전차군단' 독일의 맨 앞에는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가 있었다.

65억 지구촌 식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가운데 10일 오전(한국시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축구 개막전에서 독일은 필리프 람(뮌헨)의 첫 골과 미로슬라프 클로제(브레멘)의 생일축포 2방, 토르스텐 프링스(브레멘)의 쐐기골을 묶어 파울로 완초페(에레디아노FC)가 2골을 터뜨리며 분전한 코스타리카에 4-2로 승리,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스코틀랜드를 2-1 이긴 이후 월드컵에서 6개 대회 연속 첫 경기 승리행진을 이어 나갔다.

특히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8-0승)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클로제는 2개 대회 연속 개막전에서 2골 이상을 터뜨려 '개막전 사나이'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게 됐다.

'중원의 조율사' 미하엘 발라크(첼시)가 부상으로 선발라인에서 빠진 가운데 전통의 포백(4-back)라인을 가동한 독일은 전반 3분 프링스의 위력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로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선제골은 단 6분만에 터져 나왔다. 왼쪽 윙백 람이 오버래핑에 나선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미드필더 다니 폰세카(카르타기네스)의 태클을 피해 강력한 오른발 인프런트 킥을 날렸다.

볼은 바나나처럼 휘면서 오른쪽 골포스트 구석 안쪽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고, 대회 1호골로 기록됐다.

기세를 올린 독일은 전반 10분 프링스의 크로스를 '헤딩제왕' 클로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빗나갔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도 잠자코 있지 않았다. 전반 12분 독일 포백라인의 오프사이 드 덫을 교묘히 빠져나간 완초페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동점골 뒤에 잠시 침묵에 빠진 독일 응원단이 '도이칠란트' '도이칠란트'를 외치게 한 인물은 클로제였다.

클로제는 전반 1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뮌헨)의 오른발슛을 달려들면서 왼발로 방향만 바꿔 코스타리카의 그물을 흔들었다.

2-1로 전반을 마친 독일은 후반 17분 역전골의 주인공 클로제가 선제골의 주인공 람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헤딩슛으로 연결한 뒤 튀어나온 볼을 재차 오른발로 찔러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28분 완초페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실패한 독일 수비진의 허점을 뚫고 또 한번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아 추가골을 터뜨려 추격의 발판을 삼았다.

하지만 독일은 미드필더 프링스가 후반42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가공할 오른발 중거리포로 코스타리카의 오른쪽 골그물을 뒤흔들어 4-2 승리의 대미를 장식했다.

생일을 자축하려는 듯 2골을 몰아넣은 클로제는 경기가 끝난 뒤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우승이후 16년만에 정상복귀를 꿈꾸는 독일은 15일 오전 4시 폴란드와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