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가 동유럽 최강팀을 격파하고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가나는 18일 쾰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사모아 기안의 선취골과 설리 알리 문타리의 쐐기골을 앞세워 체코를 2-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 패한 뒤 '거함' 체코를 상대로 첫 승을 올린 가나는 22일 미국과의 3차전에서 16강 진출을 노리게 됐다.

세계랭킹 2위인 체코와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48위 가나의 대결은 체코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가나가 완전히 압도한 경기였다.

특히 가나는 시작 휘슬을 불자마자 전면 공세에 나서 첫 골을 뽑았다.

가나는 전반 2분 좌측에서 스티븐 아피아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에서 버티던 기안이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컨트롤한 뒤 강력한 땅볼슛을 날려 순식간에 결승골을 뽑았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불리는 체코의 문지기 페트르 체흐가 몸을 날렸지만 정확하게 왼쪽 모서리로 빨려들어간 공에 미치지 못했다.

후반들어 체코는 실점 만회를 위해 총공세를 펼쳤으나 결정적인 기회는 오히려 가나에게 찾아왔다.

가나는 후반 20분 매슈 아모아가 단독돌파해 골키퍼 일대일로 맞서자 뒤따라오던 체코 수비수 토마시 우이팔루시가 고의적인 태클로 저지하다 퇴장당하고 말았다.

달아난 찬스를 잡은 가나는 첫 골을 터뜨렸던 기안이 키커로 나섰지만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쓴 맛을 다셨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우이팔루시의 퇴장으로 11-10으로 수적인 우위를 갖게 된 가나는 37분께 절묘한 2-1 패스로 체코 문전을 휘저은 뒤 문타리가 쐐기골을 꽂아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독일월드컵 최대 이변을 일으킨 가나는 월드컵 본선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하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국가중에서도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마지막 3차전을 치러야 하는 체코는 주전 스트라이커인 얀 콜레르와 밀란 바로시가 부상중인 가운데 이날 '빨간 딱지'를 받은 우이팔루시와 옐로카드를 받은 브라티슬라프 로크벤츠마저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게 돼 초상집 분위기로 돌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