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블뢰' 프랑스가 '무적함대' 스페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행 막차를 탔다.

프랑스는 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 2006 독일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전반 27분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41분 프랑크 리베리, 후반 38분 파트리크 비에라, 인저리타임 지네딘 지단의 연속골이 터지며 3-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 우승컵의 향방은 독일-아르헨티나, 이탈리아-우크라이나, 잉글랜드-포르투갈, 브라질- 프랑스 간 8강 대결로 압축됐다.

월드컵 사상 통산 700번째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프랑스는 7월2일 오전 4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월드컵 6회 우승에 도전하는 '삼바군단' 브라질과 4강 진출을 다툰다.

프랑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스페인과 역대 전적에서 10승6무11패로 대등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5승1무1패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경기 초반은 탐색전이 이어졌다. 서로 중원부터 팽팽한 압박으로 공 줄 곳을 찾지 못하며 수비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았다.

전반 9분 스페인 수비수 마리아노 페르니아의 왼발 프리킥은 살짝 골대를 빗겨나갔고, 12분엔 프랑스 티에리 앙리의 오른발슛이 힘없이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품에 안겼다.

전반 24분 프랑스 지단의 패스에 이어 앙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리베리와 비에라를 그냥 지나쳐 버리자 프랑스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기선은 스페인이 잡았다. 전반 27분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파블로가 릴리앙 튀랑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다비드 비야는 오른발로 상대 왼쪽 골문 구석을 향해 낮게 슛을 날렸다. 프랑스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가 미리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지만 워낙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 손을 쓸 수가 없었다.

프랑스의 반격은 곧 시작됐다. 전반이 끝나기 전 바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41분 상대 미드필드에서 비에라와 패스를 주고 받은 리베리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가볍게 카시야스를 제치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빈 골문에 차 넣었다.

후반 들어 팽팽한 공방은 이어졌지만 쉽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스페인은 후반 9분 주장 라울과 비야를 빼고 공격수 루이스 가르시아와 미드필더 호아킨을 교체 투입했다. 27분엔 미드필더 사비를 빼고 마르코스 세나를 집어 넣었다. 교체없이 경기를 끌어가던 프랑스도 후반 29분 공격수 플로랑 말루다 대신 시드니 고부를 출전시켜 공격의 물꼬를 트려 했다.

이후 후반 34분 스페인 호아킨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 한명을 제치고 날린 왼발 터닝슛이 옆그물을 출렁였다. 2분 뒤 프랑스 고부의 오른발슛은 골문 위를 훌쩍 넘어갔다.

승부가 갈린 건 후반 38분이었다. 지단이 상대 미드필더 진영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차올렸고, 스페인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게 골문 왼쪽에 있던 비에라에게 연결됐다. 비에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머리로 꽂아넣었다.

지단은 후반 인저리타임 비에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카를로스 푸욜을 제치고 오른발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