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대표팀이 포르투갈과 대회 3~4위전에서 3-1로 승리하며 3위를 차지한 9일 오전 슈투트가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마치 월드컵 우승 세러모니를 방불케 하는 성대한 뒤풀이가 펼쳐졌다.

다들 우승 길목에서 주저앉은 팀이라 자칫 김빠진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독일 대표팀의 화끈한 골 잔치가 이어지며 축제의 기운은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본격적인 뒤풀이는 시작됐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는 사이 그라운드에는 시상대가 마련됐다. 시상을 할 프랑스 축구의 전설 미셸 플라티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란츠 베켄바워 대회 조직위원장 등이 단상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부심을 본 한국의 김대영 심판 등 심판진들이 먼저 메달을 수여받았다.

이어 3위를 차지한 독일 선수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메달을 받았다. 선수들이 다 지나간 뒤 `영웅' 클린스만 감독이 시상대에 올랐고 메르켈 총리가 그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자 환호가 쏟아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두 손을 흔들어 답하자 또 한번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졌다.

시상식이 끝나면서 형형색색의 불꽃이 경기장 하늘을 뒤덮었다. 경기장은 어느새 암전이 돼 불꽃을 더욱 선명히 빛냈다. 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응원가들이 연이어 흘러나오자 관중과 선수들은 함께 따라 부르며 흥에 취해 갔다. 독일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한 채 트랙을 한바퀴돌며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스태프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며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