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속에 대리운전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대리운전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면서 검증되지 않은 대리기사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기사들의 범죄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대리기사들은 취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길을 제대로 모른다' 등의 이유로 걸핏하면 손님들로부터 `손찌검'을 당하기 일쑤다.

▲대리기사 `두 얼굴'

주부 정모(49)씨는 대리기사 문모(45)씨와 알고 지내다 낭패를 봤다. 한 두번 차량을 맡겼다가 알게된 대리기사 문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정씨가 평소 현금을 많이 지니고 다닌다는 사실을 아는 문씨는 지난 4월 중순께 중구 항동 연안부두로 정씨를 불러내 함께 술을 마신 뒤 정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지갑속에서 현금 198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대리기사 최모(44)씨는 지난 6월 연수구 청학동 모 은행 현금 인출기에 놓여 있던 오모(38)씨의 지갑에서 현금 44만원을 절취했다가 CCTV에 얼굴이 찍혀 덜미를 잡혔다.

또 자신을 금융기관 영업부 차장이라고 속인 뒤 여자를 성폭행한 대리기사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대리기사인 남모(40)씨는 국내사정이 어두운 조선족 여자에게 자신의 직업을 속이고 3개월간 교제하다 대리기사라는 사실이 피해자 최모(33)씨에게 들통나자 주먹 등으로 마구 때려 항거불능케 한뒤 성폭행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이밖에 만취 승객에게 택시비 및 웃돈을 요구하거나, 거리 등에서 전화로 대리기사를 찾는 손님을 발견한 뒤 잠시 후 다가가 손님이 부른 대리운전사라고 사칭하는 `길빵'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대리기사들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키고 있다.

▲대리기사 `수난시대'

대리기사 추모(30)씨는 지난 8일 오후 11시1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D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인천시 산하기관 공무원 A씨의 승용차 `핸들'을 잡으려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언제 대리기사를 불렀는데 이제 왔느냐(?)”며 주먹으로 배를 폭행당했다. 박모(40·여)씨는 집으로 가는 길을 물어봤다는 이유로 막내 동생 뻘되는 이모(25)씨에게 머리와 얼굴 등을 맞아 경찰에 신고해 놓은 상태.

남동경찰서도 최근 김모(46)씨를 폭력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30분께 남동구 남촌동 남촌초등학교 앞에서 대리기사를 불렀다가 취소한 뒤 대리기사 배모(54)씨가 택시비를 요구하자 허리띠를 잡아 넘어뜨리고 끌어 당겨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승객과 대리기사들의 사소한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대리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생겨나는 부작용인 만큼 대리운전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