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서에 근무중인 전경들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여자 행인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경들은 아무 제지없이 사복을 입은 채 심야 경찰서 정문을 유유히 통과하는 등 전경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건 개요=인천 동부경찰서는 22일 중부경찰서 112타격대 소속 박모(22) 수경 등 전경 4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수경 등은 이날 0시30분께 이모(22) 상경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중부경찰서 5층 내무반을 몰래 빠져 나왔다. 이후 중구 신포동과 남구 주안동 일대를 돌며 술을 마셨고 길에서 만난 김모(23·여)씨에게 “술을 같이하자”고 접근, 인근 해물탕집에서 소주 3병을 나눠 마신 뒤 오전 4시40분께 김씨를 주안동 B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은 “4명 가운데 1명이 김씨를 성폭행했고, 1명이 이를 지켜 봤으며 나머지 2명은 모텔방 안에 있는 인터폰이 울려 모텔밖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자 4명이 여자 1명을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수상히 여긴 박모(23·공익 요원)씨의 신고로 붙잡혔다.
▲전경 관리 부재=112 타격대는 낮엔 경찰서 경비 작전계 지휘하에, 밤엔 경사급 직원 10명이 돌아가며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직원으로 24시간 관리하는 게 힘들다”는 게 이유다. 밤마다 관리직원이 바뀌다 보니 대원들에겐 기동대나 방순대처럼 위계질서가 상대적으로 희박하고, 직원도 10일 마다 당직이 돌아오다 보니 대원들에 대한 책임 의식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런 사정은 중부서 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서도 마찬가지.
야간 불침번도 없어 관내 중요상황 발생시 초동 전파에 허점이 있었다. 사건 당일 타격대와 같은 층을 쓰는 방범 순찰대 대원이 불침번을 서고 있었지만 소속이 다르다 보니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당시 정문초소 경비대원들은 사복차림을 보고도 `곧 들어오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 밤 11시 이후는 취침시간이기 때문에 부대밖 외출은 탈영이다.
중부서 측은 지난 19일엔 대원들을 상대로 가혹행위·자체사고방지, 성폭력 방지를 당부하는 정훈교육을 실시했지만 이 역시 `마이동풍'이었다.
야간당직 관리 허술탓 근무지이탈 범죄 행각
입력 2006-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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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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