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하천에 보나 댐을 막으면서 상류로 올라오던 은어, 뱀장어, 연어 등 경제성 있는 어족자원의 보호를 위해 어도 설치가 검토됐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문제 특히 생물의 다양성 보전과 수변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어도 및 친수시설을 개발하는 추세다.
팔당호는 수도권 2천만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원인 동시에 각종 수생식물, 어류, 조류 등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는 생태적 공간으로 매우 가치가 크다. 따라서 팔당 유역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전할 수 있는 생태계 지도를 새로 작성하고 체계적인 자연 관리계획이 조속히 수립되어야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팔당댐에 설치하는 어도는 팔당호, 더 나아가 한강을 자연이 숨쉬는 공간으로 다시 바꿔놓을 수 있는 생태계 복원의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
#팔당댐 어도 설치 가능한가
댐과 어도시설은 고정구조물로, 댐과 호 사이 수위는 상·하 변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도의 입구에서부터 출구부까지의 경사와 낙차, 길이 등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해 시공된 어도라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국내 댐에 설치·운영되고 있는 어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어도 설치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관계로 팔당댐에 어도를 설치하는데 대해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음은 사실이다. 팔당댐의 설비·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측이 지난 2002년 실시한 `팔당댐 어도설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팔당댐 어도는 충분히 실현될 수 있고 실제로 설치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팔당댐 저수지의 수위 변동 폭은 우리나라의 다른 댐에 비해 작은 편으로 어도 설치에 용이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댐에 어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회유성 어류의 이용 가능성 ▲어도설계 낙차 19m ▲팔당댐 저수지의 수위변동 폭 1.2m 등 최소한의 전제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이같은 조건을 고려해 팔당댐에 설치할 어도로 가장 적합한 형식은 주 어도와 부 어도를 병렬로 배치한 길이 320m의 `혼합형 수로식 어도'로 이를 통해 은어와 두우쟁이, 뱀장어와 참게 등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팔당댐 어도시설 기본안은 어도 입구부의 유수 흐름 및 어도내 수리 특성 등 기술적 부분과 함께 한강의 회유성 어종의 생태특성을 고려한 수리모형 실험도 이미 마친 상태로 어도 설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공사비는 총 16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공법 변경을 통한 부수요인 등이 발생하면 공사비는 200억~300억원으로 증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막대한 공사 비용 확보와 설치 후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팔당호 주변 자치단체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한 공동 부담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그러한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현재 관계 부처나 자치단체와의 어떠한 협의도 없는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어도설치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8월 완공되는 잠실수중보의 어도 이용실태를 1년간 모니터링 후 내년 9월부터 설계 등 팔당댐 어도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태공원, 팔당호 보전의 마침표
어도는 단순히 회유성 어종에 대한 교류를 유도하는데 그 효과가 그치지 않는다. 댐으로 막혀 단순화된 생태환경이 어도를 통해 수변 서식환경의 변화를 가져오게 돼 궁극적으로는 하천 생태계의 건전성을 높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댐 건설로 인해 진행돼 온 생태환경의 변화를 원상복구하기 위해서는 댐을 친환경시설로, 자연생태 보전을 위한 구심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연구되어야 한다.
과거, 개발을 위해서는 자연생태계의 파괴가 불가피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연생태계 보전을 상위 개념으로 두고 환경성이 우선시 되는 시대에 걸맞게 댐을 더 이상 환경파괴의 주범이 아닌 생태적으로 이용 가치가 높은 대상으로 여겨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팔당댐으로 인해 장기간 호수화 과정을 거치면서 오염이 진행돼 온 팔당호를 생태공원으로 조성코자 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팔당호 댐 어도설치' 연구와 함께 팔당호에 형성된 86㏊의 습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환경교육의 산실로, 생태물의 보전을 위한 연구의 장으로 가꾸는 대안을 내놓은 바 있다.
팔당호내 자연 습지는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동시에 수생식물도 다양하게 분포해 어도 설치를 통해 어종의 교류만 이뤄진다면 생태계 복원차원에서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경기도가 발표한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대책'에도 팔당댐 어도설치와 함께 팔당권역을 생태관광 루트로 구축하고 팔당권역 워터센터 등을 설치할 것을 전략사업으로 선정, 추진키로 했다.
어도를 통해 시작된 팔당호 생태 복원 노력은 생태공원으로 까지 이어지면서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동시에 자연의 보고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계기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동북부권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