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듯 쏟아진 장맛비로 28일 평택과 안성의 하천 제방 일부가 붕괴되는 등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 지방이 큰  물난리를 겪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장대비가 계속되면서 평택시의 통복천과  안성시의  안성천 제방 일부가 빗물에 쓸려나가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했고, 경기와 충북에서는  모두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또 곳곳에서 주택.농경지 침수와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속출했고, 경부고속도로 등 중부권 주요 도로 여러 곳이 침수 또는 유실돼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하천둑 붕괴..평택,안성 `물바다' = 집중호우 전선이 경기 남부로 이동하면서 강원 지역에서는 수해복구 작업이 재개됐지만 경기 남부에서는 하천 제방이  붕괴되는 등 크고 작은 비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4시께 안성천 지류인 경기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조령천 제방 200m와  현수동 월동천 제방 100m가 붕괴됐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유입된 물로 조령천 인근 동신리 동문마을과 안성1동 수용촌이 대부분 침수됐고, 이들 마을의 152가구 주민 240여명이 인근 안성여중으로 긴급 대피했다.

    월동천 인근 현수동은 하천옆 325번 지방도가 둑 역할을 해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보지 않았다.

    안성천 지류인 평택시 통복동 통복천에서도 배수문 밸브가 완전히 잠기지 않아 하천수가 역류하면서 둑 일부가 급류에 휩쓸려 나가고 인근 세교.통복동 일대 주택 30여 채와 농경지가 침수됐다.

    이밖에 남한강 여주교 지점과 안성천, 금강 유역에도 홍수특보가 발령됐고,  한때 소양강과 충주댐 물높이가 제한 수위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위가 점차 떨어져 여주교 지점의 홍수주의보는 밤 늦게 해제됐다.

    경기 남부지방에 내려졌던 호우경보와 서울, 인천, 서해 5도, 경기  북부  등에 발령됐던 호우주의보도밤 10시를 기해 모두 풀렸고, 충남과 충북  지방에  내려졌던 호우경보도 호우주의보로 대체됐다.

    ◇경기,충북서 5명 사망.실종 = 이날 집중호우로 경기 지역에서 2명 사망에  실종 1명, 충북 지역에서 실종 2명 등 모두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낮 12시40분께 경기 안성시 보개면에서 논물을 확인하던 도모(60)씨가 실족하면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오후 4시께 평택 청북면 삼계2리에서는 농수로(폭 4m, 깊이 3m)에 빠진 1t 트럭 안에서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10시20분께 광주시 광남동 태전교 부근에서는 양모(49.여)씨가 직리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전 11시 30분께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구암리에서 박모(62.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오후 1시께는 진천군 이월면 신계리 인근 야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가 S가든 종업원 숙소를 덮쳐 정모(45.여)씨가 실종됐다.

    ◇주민 수천명 `긴급대피령' = 충북 진천군에서는 진천읍내를 가로 지르는 백곡천의 범람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오후 1시30분께 상덕리, 하덕리, 신정리, 송석리의 259가구 주민 683명에 긴급 대피령이 떨어졌다.

    경기 평택시 안성천 군문교와 진위천 동연교 일대에서도 홍수경보와 함께 주민 2천70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한때 범람 우려가 높아졌던 충남 천안시 안성천 인근 주민 700여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가 밤늦게 귀가했다.

    오전 10시께는 경기 안성시 금광면 현곡리 금광저수지 인근 A연수원에서 여름캠프에 참가중이던 성남 푸른공부방 초등학생과 지도교사 등 200여명이 폭우로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농경지 침수..가축도 폐사 = 경기지역에서 한강 하구 김포 등의 농경지 5천970ha가 물에 잠겼고, 김포.고양.양주.오산.평택 등의 주택 237채가 침수 또는 파손돼 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화성 양감면 사천리 농장에서는 인근 공사장의 옹벽 붕괴로 하수관이 막혀 닭 2만3천여 마리가 물에 빠져 폐사했다.

    충북에서는 진천군 499㏊, 음성 265㏊, 괴산 98㏊ 등 농경지 862㏊가  침수됐는데, 특히 진천군의 경우 저지대 곳곳의 농경지와 주택, 공장 등이 물에 잠겨 큰  피해를 봤다.

    충남 북부지역에서도 당진 1천2㏊, 서산 250㏊, 천안 50㏊ 등 모두 2천500㏊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곳곳 도로통제..차량 지.정체 = 서울, 경기, 충북 등의 주요 도로 여러 곳이 침수 또는 유실돼 온종일 차량 소통에 큰 불편을 겪었다.

    충북 진천군에서는 오후 1시50분께 이월면 노원리의 지방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 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군내 도로 10여 곳이 산사태나 침수로 통제됐다.

    제천시 백운면 도곡리에서는 도곡교 상판이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 가 마을로 드나드는 찻길이 완전두절됐다.

    경기지역의 경우 안양시 비산교 하부 우회도로와 평택시 통복 지하차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세종교, 여주군 점동면 사곡리 농어촌도로 210호선 등 모두 4곳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오전 11시40분께 천안시 입장면 입장휴게소 인근(부산기점 354.5㎞) 3.4차로 100m가 물에 잠겨 4시간 가량 거의 차량이 통행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는 잠수교, 개화육갑문, 여의상류IC , 노들길 등의  교통이  통제됐고, 오후 4시38분께는 수도권 전철 오류동역 구내 선로가 침수돼 전동차 운행이 20여분 간 지연됐다.

    반면 강원지역에서는 비가 소강 상태를 보여 수해 복구활동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빗줄기가 멈춘 지역에서는 도로 응급복구가 이뤄져 속속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