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엔 여름이 없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요즘 용인시청엔 찬바람(?)이 쌩쌩 분다.
 
   폭우로 인해 연일 비상근무일 때는 그나마 나은 편,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서정석 시장이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7일부터는 3개구청과 읍·면·동에 대한 업무보고·민생현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때부터 `일만 하겠다'던 시장, 어디서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지 모르니 챙겨야할 일은 끝도 없다.
 
   서 시장의 업무보고 일정이 전해진후 시청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들이 불거져 나왔다. 왜 하필 휴가철이냐는 얘기다.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던 장마철에 서 시장의 행보를 지켜본 공무원들은 오히려 `그럴 줄 알았다'는 분위기다.

   금학천과 경안천, 대형공사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지시하고 나서야 시청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그나마 재난상황실에서 상황을 챙기다 새벽 2~3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서 시장의 현장방문 일정은 이달말까지. 35도를 넘나드는 더위속에 하루도 빠지는 날 없는, 가히 살인적 일정표다. 이쯤되니 간부공무원에서 부터 일선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여름휴가 얘기를 꺼내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아예 멀찍이 9월이후로 조정해 놓은 간부들도 적지 않다. 정치인, 공직자들의 골프파동이 잇따랐지만 서 시장의 경우 `불가피한 상황' 외에는 골프를 자제하겠다고 천명한 상태, 자연스레 간부공무원들의 골프도 잦아들었다.

   빡빡한 일정을 통해 공무원들의 근무상황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일까. 서 시장은 지난 7일 간부회의를 통해 `시장 눈치보지 말고 휴가를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몇몇 직원들 사이에선 휴가철 업무보고 일정이 각종 재난 다발 시기인 여름철, 무더위로 일의 능률이 처지고 휴가분위기에 근무기강이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고도의 계산(?)에서 비롯됐을 거라는 추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