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전광석화같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혁명시대의 한가운데 놓여있다. 우리 후손들도 부러워 할 정도로 말이다. 100여년전 유선전화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신기한 물건으로 취급되었지만 요즘은 가정과 사무실 한쪽에 처박혀 있는 가장 흔한 정보기기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컴퓨터 역시 다름없다.

인류최초의 달 탐사에 활용된 컴퓨터는 그 당시 최고였으나 현재는 아동용으로 제작된 최신형 64비트 게임기의 성능보다 못하다.

컴퓨터 통신인 유선 인터넷은 글로벌 정보화 시대를 여는 첩경이 됐으나 이나마 무선 인터넷의 등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미래를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확 바꿔 놓았다. 특히 무선통신의 기술 발달은 그 영역이 무궁무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휴대폰인 모바일 통신은 시간과 공간을 좁히는데 일조를 했다. 해외서도 손쉽게 집 안방까지 때와 장소를 가릴 것 없이 통화가 이뤄진다. 이도 모자라 이젠 서로 얼굴을 보면서 화상통화를 하면 초고속으로 여러 자료를 주고받는 인터넷까지 가능하다. 영화는 물론이고 음악, 심지어 지구 저편에서 공연중인 오페라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여기에 방송과 통화, 인터넷을 하나로 융합하는 최첨단 기술까지 나와 상용화 단계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꿈의 통신 기반이 될 수 있는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의 등장으로 가능하다고 하니 이 기술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이브로는 우리가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이다. 이 와이브로 기술과 장비가 이번엔 기술 종주국인 미국에 본격적으로 수출된다는 희소식에 가슴이 벅찰 뿐이다. 미국이 어떤 곳인가. 세계경제와 기술의 심장이며 글로벌 기업들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가 아닌가. 무한경쟁의 혈투가 항상 벌어지는 곳으로 여기서의 생존 여부가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라 할 수 있다. 와이브로가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이미 시험 서비스 중인 유럽과 일본 등도 잇따라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향후 세계의 4세대 통신 기술 개발을 한국이 주도하는 것도 그저 허망한 장밋빛 꿈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영원한 숙제였던 기술독립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서는 첨단기술과 기술의 독립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척도가 된다. 다시말하면 첨단기술의 소유 여부에 따라 나라의 위상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기술왕국 일본은 그 탄탄한 기술로 인해 10년이상의 장기 불황을 극복해 내고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을 다시 일궈냈으며 미국은 첨단 과학기술로 전세계의 최대 강국으로 부상한 것만 봐도 그렇다. 따라서 원천기술의 확보는 우리의 당면과제이자 생존의 기반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와이브로 기술 이외에도 로봇과 나노, 생명공학등 숱한 첨단기술의 개발이 필수이다. 관련 업계와 당국, 그리고 온국민이 힘을 합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안타까운 것도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기술 진보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밥그릇 싸움이다.

와이브로만 해도 국내에서는 기간망 사업자들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 치명적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또 관계 당국과 업계의 밥그릇 싸움에 몇 년째 발목이 잡혀 있는 IPTV가 좋은 예다. 이게 될 말인가. 우리가 설왕설래하고 있을 동안 경쟁 국가들은 쉬지 않고 기술 개발과 관련 서비스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여하튼간 우리는 선진국의 기술 견제등 어떤 고난이 있다고 해도 기술 독립이라는 희망찬 미래를 향해 가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와이브로 같은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 독립만이 우리의 미래를 약속받는 유일한 길임을 우리 모두 기억하길 바란다.

/송 인 호(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