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께 인천 동구 화수동 백상윤(76) 할머니 집.
당뇨와 치매를 앓고 있는 백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고 거동자체가 힘든 상태로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목욕봉사 서비스를 받고 있다. 봉사를 나온 인원은 간호사와 봉사자 등 모두 6명. 아무리 힘이 없는 노인이라지만 노인 하나를 욕조로 옮기는 데만 해도 세 명이상이 힘을 모아야만 가능하다.
30㎏이 넘는 이동욕조를 옮기고 차량 내의 보일러와 연결하는 데도 20여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담당직원은 “다른 집들은 길이 좁아 차량 진입도 어렵고 집안에 욕조를 설치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 목욕 준비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동구노인복지회관 6명의 봉사자들은 매일 거동이 불편한 노인 3~4명의 집을 찾아 목욕봉사를 실시, 총 53명의 관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명당 15일 간격으로 돌아가며 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목욕봉사를 위한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이 사업에 배정된 1년 예산은 1천100여만원이지만 봉사자 중 2명에게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금액은 20여만원에 불과하다. 노인복지회관 관계자는 “목욕서비스를 위한 예산도 부족하고 목욕봉사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보니 무급 봉사자를 모집하는 것도 어렵다”며 “봉사를 받기를 원하는 노인이 많지만 사정이 절실한 노인만 선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각 구마다 노인복지회관이 있지만 이동목욕 서비스가 실시되는 곳은 동구 노인복지회관 뿐. 다른 구의 복지회관 관계자는 “보일러 설치 차량을 만드는 비용이 1억여원에 달해 아직 시설준비가 안돼있어 목욕서비스를 언제 실시할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천지역에 이동목욕 봉사를 실시하던 불교사회복지관 등 2곳은 욕조설치 차량 노후화와 인력부족으로 지난해 봉사를 중지한 상태.
이로 인해 현재 이동목욕 봉사를 하는 곳은 종교단체와 연결된 피안사회복지관과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을 포함해 총 3곳에 불과하다. 이곳들도 운영상 어려움은 마찬가지. 피안사회복지관은 한달에 인건비 등으로 260여만원의 비용이 소모되지만 민간단체의 모금으로 운영되다보니 예산이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복지관 관계자는 “8년여간 서비스를 하면서 차량이 노후돼 교체시기가 됐지만 비용이 마련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고령화시대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찾아가는 복지프로그램을 증대시킬 계획”이라며 “일부 구에서만 진행중인 이동목욕서비스 등을 운영하기 위해 시에서 예산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