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2008년에는 아시아권 최고 공항으로, 2010년에는 세계 5위권 허브공항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까지 우리 관문은 김포공항이었다. 그 해 김포공항 국내외 취항항공사는 35개. 1천790만명 여객과 189만t 화물을 싣고 95개 도시를 오갔다.

인천공항이 개항 한 뒤로 이런 수치는 크게 변하고 있다. 2005년 취항항공사는 60곳, 취항도시는 133곳으로 늘어났다. 여객은 2천600만명, 화물은 215만t을 기록했다. 김포공항 때보다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인천공항은 2004년 우리나라 수출입 실적 1위항 자리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부산항이 `부동의 1위'를 고수했었다.

인천공항은 이듬해인 2005년에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1위 수출입항이 바뀐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 축이 인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2단계 공사 후 인천공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1년동안 인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횟수가 24만회에서 41만회로 늘어난다. 여객은 3천만명에서 4천400만명으로, 화물은 270만t에서 450만t으로 각각 증가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공항보다 50% 가량 시설용량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4조7천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2008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베이징(北京)올림픽 이전에 공사를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도 인천공항이 세계 초일류 공항으로 성장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자유무역지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인 인천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50% 입주율을 보이는 자유무역지역은 33만평 화물터미널 지역과 30만평 공항물류단지로 구성돼 있다. 화물터미널 지역에는 터미널 3동외 2008년까지 다국적 특송업체인 DHL과 TNT의 물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독일 루프트한자 등 세계 최대 화물항공사도 들어선다. 인천공항은 추가 개발될 42만평 물류단지에 첨단유망기업 물류센터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인천공항의 성장은 인천에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개항 전(2001년 이전) 인천의 GRDP(지역 내 총생산) 연평균 증가율은 7.2%. 그러나 개항 후 GRDP 연평균 증가율이 10%를 넘고 있다. GRDP 중 운수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개항 전 5.58%에서 개항 후엔 12.7%로 증가했다. 인천공항이 국내 최대 수출입항인 까닭에 지역 물류 운수업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 성장으로 인천은 2010년에 4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5만명 고용효과 등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2020년에는 부가가치가 5조8천억원, 고용효과가 8만2천명으로 늘어난다.

지난 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여론조사에서 인천시민 34%가 인천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이미지로 인천공항을 꼽았다.

한때는 동양최대의 갑문항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천항이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항만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천항도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다. 내항의 한계를 넘어 세계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북아 중심항만을 향해 인천항이 달린다. 인천항 변화의 중심에는 북항과 남항, 그리고 인천신항이 있다.

인천항의 만성적인 체선·체화 해소 및 원자재 화물 전이처리를 목적으로 건설 중인 북항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2011년 완공되는 북항은 정부부두 2선석과 민자부두 16선석 등 모두 18선석을 갖추게 된다. 내년 초 철재부두 5만t급 3선석 운영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장되는 부두들은 고철 등 벌크화물을 처리, 환경문제에 시달려 온 인천항에 숨통을 트여줄 전망이다.

남항은 컨테이너 부두로 집중 개발된다. 현재 있는 ICT부두 1선석과 SICT 부두 2선석을 포함해 오는 2008년까지 컨테이너 전용부두 9선석이 개발되면 연간 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된다.

수도권 및 대중국 항만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추진 중인 인천신항은 오는 2020년 인천항에 새로운 시대를 열 예정이다.

건설 예정인 17개 선석 중 13개 선석이 컨테이너 부두가 되고, 이 중 6개는 오는 2011년까지 우선 개발된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1년 전국무역항 개발 수정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이때쯤 인천항은 연간 31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고, 2015년엔 390만TEU를 처리하는 항만으로 거듭나게 된다.

여기에 인천항 일대 6개 준설토투기장을 개발하는 공사가 끝나는 2014년께 인천항은 231만평의 항만배후단지를 갖추게 돼 고질적인 문제인 배후부지 부족에서도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11년까지 남항 제3준설토 투기장 앞에 건립될 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항을 물류를 넘어 동북아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5만t급 부두 2선석을 포함해 모두 10개 선석의 전용부두를 갖추게 되는 국제여객터미널은 40만평의 배후부지에 호텔과 쇼핑시설, 해양문화 및 레저, 위락시설 등 든든한 지원군도 얻을 예정이다. 때맞춰 인천항만공사는 중국 일변도를 탈피, 정기여객선 항로를 미국과 유럽, 호주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장훈·김창훈기자·cooldud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