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 이전 예정지로 편입된 평택 농민들이 29일 서산 현대농장 미곡처리장(RPC)에서 서산농지 대토 매입으로 영농을 지속하게된 것을 자축하며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 하루는 막걸리를 마시며 덩실덩실 몸도 흔들어 봅시다. 이렇게 좋은 날이 있을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이제 농사를 열심히 지어 보답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평택미군기지 편입지역내 대양학원 소유 농지를 수십년간 임차 경작하다 지난 4월부터 서산간척지 83만여평의 논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 농민들은 풍년기원제 행사 내내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양학원과의 농지 분쟁도 해소됐고, 서산 간척지에 심어놓은 벼에선 낱알이 주렁주렁 열려 80㎏ 기준 1만6천600여가마, 총 1천330t의 쌀이 수확될 정도로 풍년이 들어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서산간척지 논을 매입한 평택 농민은 모두 57명. 이 가운데 타인 농지를 임차해 농사를 지어온 43명은 농지가 미군기지 터로 편입되자 실의에 빠졌고, 생계마저 위협받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었다.

   그러나 정부의 알선으로 농지 조성 자금 57억원을 지원받고, 여기에 장기저리 융자금을 더해 135만3천㎡(41만평)의 자기 논을 구입, 지금은 어엿한 지주가 됐다. 임차농에서 자경농이 된 것이다.

   지금 이들이 행복한 미소를 짓기까지는 좌절과 실의 등 절망만이 있었다. 지난 54년 평택시 팽성읍 신대·도두리 토지를 개간해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은 65년 대양학원과 농지소유권 공방을 벌였다.

   이후 법적 공방에서 패소한 농민들은 각계 진정 등 소유권 투쟁을 힘겹게 벌여왔고, 정부와 경기도·평택시 등의 지속적 중재 노력으로 농민과 대양학원은 2004년 12월 20일 갈등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