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민선 4기 문화재 주요 추진사업으로 테마별 박물관을 비롯해 시립박물관, 이민사 박물관, 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등 문화역사적 사료를 집적한 전문 박물관을 2009년까지 순차적으로 설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타시도에 비해 문화·역사적 사료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인천에 반가운 소식이다. 인천시는 로드맵이 완료되는 시점인 2009년께면 타시도 수준에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6년 8월 현재 인천지역 박물관은 8개. 등록박물관은 6개, 미등록 박물관 2개 등이다. 등록박물관 6개 가운데 3개가 올해 문을 열어 올해는 박물관 재도약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 이달 `첫 선'=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테마박물관중 하나인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도 이달께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인천지역엔 테마별로 총 12개의 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인데 이 가운데 인천어린이박물관과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한길 `눈' 박물관은 이미 개관을 마쳤다. 개관을 남긴 박물관은 9개다.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은 처음에는 `근대생활사박물관'으로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인천 개항장 근대 건축 전시관'(이하 전시관)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중구 관계자는 “전시품들이 보여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11월 사업에 착수한 전시관은 8월 말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마치고 경관 조명 공사를 진행중이다. 개관은 이달 중순과 중구민의 날인 10월 1일이 후보에 오르고 있지만 이달 중순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시관은 보존가치가 있는 근대 건축물 중의 하나인 구(舊) 일본18은행 인천지점(이하 18은행)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근대적인 도시계획이 발달한 인천 도시건축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인천시 중구 중앙동 2가 24의1에 위치한 18은행은 개항 초기에 건립된 현존하는 인천 최고의 근대식 건물로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50호다. 건물 내부는 많이 훼손됐지만 외부는 설계 준공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전시관 성격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축사적으로는 절충주의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힌다.
전시관엔 현존건축물 11점과 소실건축물 3점, 지형디오라마상 52점이 전시된다.
우선 각 조계지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조계(租界)란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이다. 1883년 강제개항이후 이권을 노린 서구 열강들이 물밀 듯 상륙한 뒤 외국인 특정거류지역인 조계가 설정되었다. 1883년에는 중앙동·관동 일대 7천여평에 일본조계가, 1884년에는 선린동 일대 5천여평에 청국조계가, 1884년 10월 송월동·송학동·북성동 일대 14만평의 부지에 각국 조계(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청국, 일본, 독일 대표사이에 체결)가 생겼다. 3개 조계지는 1913년 모두 철폐된다. 전시관엔 일제강점기때 일본인 주상복합건물로 사용됐던 중구 송학동 3가 7의10 김장환씨의 지상 2층 건물 등이 전시된다. 김씨 집은 연면적 30평의 목조 일식기와집이다.
개항 당시 금융중심 메카였던 일본 제1은행과 18은행 인천지점의 건축물 등도 함께 선보인다.
제1은행 건물은 1899년 64평의 석조 단층으로 지어졌으며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7호다. 모래와 자갈, 석회를 제외한 벽돌, 석재, 시멘트, 목재 등 일체의 건축자재가 일본에서 들어왔다. 건물 바깥쪽 벽은 화강암을 다듬어 쌓았다. 처마 부조에는 둥근 구멍이 뚫린 파라펫 난간을 설치했다. 후기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본뜬 단순화된 건물이다. 처음에는 제1은행 부산지점의 출장소로 출발했으나 1908년 인천지점으로 승격됐다. 1909년엔 한국은행이 창립, 한국은행 인천지점으로 바뀌었다. 1911년엔 조선은행으로 바뀌어 인천지점이 됐다. 이밖에 1920년대 인천 중구의 모습을 축소한 디오라마 등도 들어선다.
중구는 전시관이 과거 금융 중심가인 제1은행·58은행의 인천지점과 일직선상으로 연계된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인천 근대 문화유산 홍보의 출발지로서 유리한 입지로 판단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차이나타운과 연계한 역사문화 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리보는 이색 박물관
◇이민사박물관=중구 북성동 월미공원 어촌 생태체험지구내. 이민 100주년을 맞아 최초 이민선 출항지인 인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이민사 자료를 조사해 보존·전시한다. 박물관은 전시실과 영상실, 자료실,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전시실엔 삼국시대(능허대)로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인천을 무대로 한 대외관계사가 정리·제공된다. 개화(개항)관에는 개화의 관문인 인천의 근대역사가 체계적으로 조명되고, 이민역사관에는 하와이 이민을 시작으로 멕시코, 쿠바이민으로 이어진 이민역사를 각 국 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검단 선사유물박물관=서구 원당토지구획정리지구 제2호 근린공원내. 원당지구에서 발굴된 유물 520여점이 선별 전시된다. 토기류 112점, 자기류 14점, 기와류 25점, 석기류 351점, 금속류 18점 등이다. 이밖에 청동기 시대 석관묘 4기와 주거지 등이 이전·복원된다. 지상2층 지하1층 규모에 전시실과 수장고, 반출입실, 관리실이 들어설 계획이다.
◇부평역사박물관=부평구 삼산(1) 택지개발지구 제1근린공원내. 인구 60만명이 거주하는 거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전무해 부평구청이 건립하는 박물관이다. 부평구청이 소장하고 있는 향토사 자료 및 유물 등이 전시된다.
◇강화역사박물관=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350의4 일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강화 특유의 역사와 문화자료가 전시된다. 강화군이 보관중인 유물과 서예, 서화, 사진 등과 박물관에 위탁 보관중인 발굴매장문화재(유물)를 인수해 전시한다.
◇자장면박물관=중구 선린동 38의1 공화춘 건물. 1905년에 개업한 자장면의 원조 공화춘 건물을 2008년 말까지 리모델링, 자장면의 역사와 재료, 조리방법 등을 연출하는 자장면 박물관을 조성한다. 공화춘 건물은 지난 4월 근대문화재로 등록(등록문화재 제246호)됐으며 청요릿집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하지만 공화춘 건물 매입이 순조롭지 않아 다른 장소로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
◇문학박물관=중구 해안동 1가 미술문화공간 조성부지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유명 문인의 육필원고와 사진, 육성 녹음 및 문학행사 자료가 전시된다. 박물관 조성 및 전시계획은 소장자인 김일주 선생과 협의해 추진되고 있다.
◇시립자연생태박물관=남동구 장수동 623 등. 시민들이 영상과 실물, 실내외 전시를 통해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파도와 바닷속 세계를 표현한 상징물 설치를 포함해 해양자원관, 민물생태관, 해양생태관, 생물표본관, 지구과학관, 공룡관, 식물생태관, 곤충생태관, 조류생태관, 포유류관, 도서자료관, 야외에 나비온실이 설치된다. 자연환경과 생태계 형성의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최초사박물관=중구 중앙동 1가 9의2(舊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 중의 하나인 구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의 건물을 매입하여 한국 `최초'를 보여주는 테마 박물관으로 조성된다. 인천의 `최초'가 한국의 `최초'라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개항기 문화유산을 보호,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