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에서 의약품과 자동차 분야의 핵심 쟁점은 신약의 특허권 강화, 배기량 기준에 따른 자동차 세제 문제 등이다.
우리측 협상단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올해 내로 시행한다는 계획과 자동차 배기량 기준 세제는 폐지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천명한다는 전략이고, 미국측은 신약의 특허권 강화와 자동차 세금 부과 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며 우리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의약품 분야는 한미 FTA 전체 협상을 흔들리게 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한미 양국이 의약품 분야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벼랑 끝 대치상황을 연출하다,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2차 협상을 파행으로 끝냈을 정도다.
미국측이 우리나라가 건강보험 약제비 절감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선별등재방식(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반대하며 협상 자체를 거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측이 우리측의 선별등재방식을 수용하는 대신 이 제도의 구체적 시행방안에 대해 협의하자며 한발 물러서 양측은 지난달 21일과 22일 싱가포르에서 의약품 분야만의 별도 협상을 했다.
싱가포르 협상에서 미국측은 신약의 경제성 평가와 보험 약값 결정 근거 등 신약을 건강보험 의약품으로 등재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무려 16개에 걸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리측도 국산 의약품 제조시설기준(GMP: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과 한국의 의사면허를 미국에서 인정해 줄 것을 요구, 싱가포르 협상 역시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에 따라 3차 협상에서도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예상된다.
미국측은 선별등재방식을 수용한 대신에 3차 협상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이해가 걸려 있는 신약의 특허권 강화를 요구하며 더욱 공세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신약의 특허기간 연장,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 오리지널 의약품 임상시험 자료 독점권 등 세계무역기구(WHO)에서 허용하는 수준 이상의 특허권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릭(복제) 의약품과 개량 신약의 출시를 최대한 늦춰 오리지널 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측도 싱가포르 협상에서 제시한 요구 사항을 수용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양측은 자동차 분야에서 1,2차 협상 동안 자동차 세제, 표준, 소비자 인식 등에 대해 서로 입장만 확인했다.
미국측은 1,2차 협상에서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자동차 세제 변경과 함께 자동차 인증방식(표준),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우리측은 이에 대해 자동차 세제 변경은 세금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고 자동차 인증방식이나 소비자 인식 등도 차별적이지 않다는 점을 내세웠다.
미국측은 이에 따라 3차 협상에서는 요구 강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상원 의원 2명이 FTA 협상에 관계없이 한국 내 수입차 비율이 20%가 될 때까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계속 부과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만 봐도 3차 협상에서 미국측 공세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측은 자국산 자동차의 배기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 우리나라의 자동차 세금 부과 기준을 배기량에서 가격이나 연비로 바꿔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의 낮은 수입차 비율을 내세워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며 이에 대한 개선과 함께 자동차 표준을 제정할 때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작업반(Working Group)을 만들자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은 자동차 배기량 기준 세제는 국산을 비롯해 유럽산과 일본산 등 모든 차에 공평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진출할 때 현지 표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표준 문제도 차별적이지 않고 자동차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합당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오히려 미국측에 현행 평균 2.5%인 자동차 관세율과 미국이 20%대의 높은 관세로 보호하고 있는 픽업트럭의 관세 폐지를 요청,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쟁점..의약품.자동차
입력 2006-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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