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훈자, 비르카밤바 등은 세계 3대 장수촌으로 이름 높다. 이곳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뛰어난 자연환경이다. 장수자들은 맑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며 풍부한 태양광선과 소박하지만 낙천적인 생활리듬을 통해 자연을 벗삼아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속세를 떠난 지상의 낙원 “샹그릴라”라는 훈자는 파키스탄 북부 카라코룸 산맥의 고원지대에 있다. 곳곳이 행림으로 뒤덮혀 주민들은 살구과피와 살구씨 기름을 많이 먹는다. 빙하의 녹수에 운모가 녹아있어 번쩍번쩍 은회색 나는 훈자 강물을 식수로 마시며 하루 1~2시간씩의 명상을 한다. 스트레스 없는 삶이라 할 수있다.

 그루지아의 코카서스나 에코아도르의 비르카밤바의 장수노인들도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 대부분이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검소하고 엄격한 식생활을 하며 마을이나 집안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는 등 건전한 정신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고향을 벗어나지 않고 일생을 마치는 이른바 “생태학적 생명연쇄”라는 테두리 안에서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즉 신체-음식-토양 일치의 원칙이 장수의 비결로 요약된다.

 우리도 어느새 65세이상의 노인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곳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노인들의 행복감은 장수촌의 고령자들과는 비교대상도 안된다. 우리 노인들에게는 단지 소외와 상실감만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일찍 죽는 것이 행복이라는 노인들의 자조성 말이 회자될 정도이다. 천덕꾸러기로 오래 살아야 할 의미가 없다는 우리사회의 슬픈 단면이라 하지 않을 수없다. 노인공경과 효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덕목이자 근본인데도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이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 할 수있다. 이 참에 노인들을 위한 근본 복지대책이 있었으면 한다.

/송 인 호(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