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남항 모래부두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항 개발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장기적으론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적절한 이전지를 찾는 첫걸음부터 꼬이는 형국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달 31일 대회의실에서 인천지역 13개 해사업체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모래부두 이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해양수산부의 용역을 맡은 G사는 서구 거첨도 옆을 이전후보지로 선정한 `남항 기능재배치'란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G사의 이전안에 따르면 모래부두가 이사갈 예정지는 거첨도 옆 서구 검단1동 해상이다.
 현재 이곳에는 삼표와 선광, (주)해동마린의 모래부두 6선석 840m가 운영되고 있다.

 새로 건설될 부두는 5천t급 7선석과 1만t급 2선석, 2만t급 2선석 등 모두 11선석이고, 부두 전체 길이는 1.47㎞이다. 에이프런 50m 외에 호안 300m, 항만부지 41만5천㎡가 부두를 둘러싸게 된다. 부두건설에 드는 총 사업비는 1천828억원으로 추정됐다.
 모래부두가 남항에서 떠나고 비게 될 자리는 일반화물 야적장으로 쓰고 일부에는 친수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G사 관계자는 “거첨도와 시화방조제, 인천 남외항 등 3곳의 후보지에 대해 배후수송로, 항로 및 선박통항,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거첨도는 시의 6차로 도로가 연결되기 때문에 교통이 좋고, 세척수공급도 용이해 다른 2곳보다 입지가 우수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사업체들은 G사가 잠정 후보지로 선정한 거첨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체들은 현재보다 더 북쪽으로 올라갈 경우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단가 상승을 우려했다.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옹진군 해사채취가 중단된 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 배를 키우는 등 이전비용을 들일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도 업체들이 고개를 젓는 이유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북항이 가동되면 대형선박들이 더 늘어나겠지만 인천대교로 인해 항로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예인선에 바지선을 붙이면 길이만 100m를 훌쩍 넘는데 그런 상태로 거첨도까지 갈 경우 안전상의 문제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해양청 관계자는 “아직은 계획일 뿐 결정된 것은 없고, 이번 간담회는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며 “모래부두 이전은 오는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바지선을 이용하는 현재의 상황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