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이면 성매매 특별법 시행 2주년을 맞는다. 성과도 적지 않지만, 보완해야할 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인천 지역에선 이에 대한 찬·반의 논란 또한 뜨겁다. 시행 이후 일부 성매매 여성들이 음지에서 밝은 세상으로 나왔다. 반면 법의 단속망을 피해 성매매의 양상이 더욱 음성화·지능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 시행 2주년을 앞두고 이들의 명암을 드려다봤다. 〈편집자 주〉
明
12일 오후 5시 부평구 인천여성의 전화 부설 자활지원센터 `강강술래'의 탈성매매 여성들. 이곳에는 도자기 공예작업을 하는 `강강'팀에 10명의 여성, 퀼트작업을 하는 `술래'팀에 9명의 여성이 있다. 19명의 여성에게 이곳은 이들의 직장이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이곳에 온 여성 대부분은 10대 시절부터 성매매 업주에게서 강제로 부과된 빚에 묶인채 감금돼 살아온 상태라 기본적인 사회생활조차 배우지 못했다. 업주들이 돈을 관리했던 터라 돈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버스나 전철타기·영화보기 등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해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곳 여성들은 이제는 기본적인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에서 `희망'이 엿보였다.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20여년간 성매매 업소에서 일해온 A(41·여)씨는 독학으로 한글을 깨우친뒤 각종 자격증 공부를 시작해 현재 피부·발 마사지 자격증 등 5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선물포장 강사로 활동하기 위해 선물포장 사범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 A씨 이외에도 일부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아 퇴근 후에 외부 학원에서 자격증 준비 등을 하고 있다.
최미라 사회복지가는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이들이 자활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고, 그 편견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후원이 잘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사회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문영기자·moono7@kyeongin.com
暗
12일 오후 8시 남구 학익동 집창촌 골목. 환한 불빛 아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 50여명이 골목에 늘어선 15개 업소 유리창 안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순찰차가 골목을 지나가고 5분쯤 지나자 정장을 차려 입은 중년 남성 한 명이 골목에 들어섰다.
이 남성은 얼마 못가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손에 이끌려 업소안으로 들어갔다. 성매매특별법은 이들에겐 아무런 약효도 발휘하지 못했다.
같은 시각 남구 용현사거리 일명 `카페 골목'. 황진이·일월·크로바 등의 간판을 내건 12개 업소 앞을 지나자 여성들이 “오빠, 차 한 잔 하고 가”라며 유혹했다. 가게안은 적색 조명을 켜둔 채,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취객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한 여성은 “잘 해줄게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말하며 붙잡은 팔을 놓지않고 매달렸다.
최근엔 화상 채팅방·전화방 등을 통해 성매매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초기와 달리 단속도 느슨하다. 이로 인해 성매매의 유혹은 일반 가정까지 번지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11일 전화방 및 인터넷 화상 채팅방을 이용해 성매매를 한 혐의로 가정주부 김모(34)씨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화방은 자유업으로 분류된 탓에 경찰은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창촌은 하나 둘씩 불을 켜고 영업을 시작하고, 화상 채팅방·전화방 등을 통해 성매매의 유혹은 가정주부에게 까지 퍼지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성산업은 다양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김명래기자·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