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태풍 '산산'이 세력을 확장하며 빠른 속도로 북상함에 따라 전국에 강풍과 강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오후 3시 현재 '산산'은 제주 서귀포 남동쪽 250㎞ 해상에서  시간당 39㎞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0 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41m.

    태풍은 이날 자정 부산 남동쪽 약 130㎞ 해상을 지나 18일 낮 12시께 독도 서남서쪽 약 30㎞ 부근까지 북상한 뒤 19일 낮 12시 독도 북동쪽 약 420㎞를 지나고  20일 낮 12시 일본 삿포로 서쪽 약 320㎞ 부근 해상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통과하는 부산과 경남, 강원도 등지는 강한 바람과 함께 최대 150㎜  가량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태풍 북상으로 전국 대부분의 항포구와 일부 공항이 폐쇄되고 각 지자체마다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4시 전국 항포구에는 5만2천144척의 크고 작은 선박이 피항해 있다.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제주지역은 오후 3시 현재 순간 최대 26.9m의 강풍과 높이 3~4m의 파도가 일고 있고 있어 바닷길과 하늘길 모두 통제되고 있다.

    제주에서 완도, 목포, 부산, 인천, 녹동, 마라도를 잇는 모든 뱃길이 이날 오전부터 통제됐으며 제주발 부산, 대구, 여수, 진주, 김포행 항공편 26편도 결항됐다.

    항포구에는 3천200여 척의 선박이 대피했다. 제주시는 1천800여 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재해 취약지에 대한 예찰활동에 나섰다.

    주의보가 내려진 부산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감청항과 북항, 신항은 이날 오후 1시 전면 폐쇄돼 모든 선박의 입출항이  통제됐으며 하역작업이나 수리중이던 화물선 50여척도 작업을 중단하고 항만 당국의  지시에 따라 경남 진해와 거제 등 안전한 곳으로 긴급 피항했다.

    또 국제여객선과 연안여객선의 운항도 이날 오전부터 전면 통제됐으며 일부  국제선과 제주행 여객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부산항 각 항포구에는 5천200여 척의 선박이 대피했으며 해양경찰은 1천t 이상 대형 경비함을 동원해 조업중인 어선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부산시는 3천300여 명의 공무원을 동원해 절개지와 해안 침수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도록 했다.

    특히 시는 '산산'의 경로가 많은 피해를 입혔던 2003년 6호 태풍 '소델로', 2005년 14호 태풍 '나비'와 비슷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간접 영향권에 들어선 경남지역 농민들은 시설하우스 철제골조와 과수원 유실수가지 등을 밧줄로 묶고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농지 배수로 정비작업을 벌였다.

    남해안 어민들은 피항한 선박을 동여매고, 양식시설의 약한 부분을 로프로 묶은 뒤 양식장 어류의 탈출을 막기 위해 그물을 덮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최고 150㎜ 까지 폭우가 예상되는 지리산은 오전 11시를 기해 입산이 통제됐다.

    울산지역도 20여 편의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된 가운데 울주군  서생면과  삼남, 삼동면과 범서, 온산, 온양읍 일대 1천400여㏊, 1천900여 가구의 배 재배농가는  가지를 묶거나 아직 덜 딴 조생종을 서둘러 수확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썼다.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태풍 주의보가 내려딘 경북 포항에는  940여척의  어선이 조업을 중단하고 피항했으며 인근 구룡포항과 감포항 등 경북 동해안 각 항포구에는 모두 3천600여척의 크고 작은 선박이 정박한 채 태풍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경북지역에는 정기여객선도 운항을 중단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항공기 운항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피해 예방을 위해 공무원  2천여명이 비상 근무중이다.

    지난 7월 집중호우를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강원도 평창과 인제 등 일부 수해지역은 아직까지 부분적인 응급복구만 이뤄진 상태여서 주민들이 태풍 북상에  그  어느 곳보다 긴장하고 있다.

    강원도는 동해안 12개 시군 265명의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 명령을 내리고 상습위험지역 156개소에 대한 점검과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3천500여척의 어선들은 출항을 통제하고 항구나 육지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