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웨이주유소 사거리를 지나 만수주공 2단지와 3단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전혀 다른 느낌의 인도를 접할 수 있다.
2단지 쪽 도로변에는 무단횡단을 막기위해 설치한 1m 가량 높이의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는 반면, 3단지 쪽으로는 비슷한 높이의 나무 울타리가 늘어서 있다. 두 시설 모두 경계를 표시하거나 또 때로는 안전시설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가로수를 비롯해 아파트단지를 따라 조성돼 있는 녹지공간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다면 사정이 확 달라진다. 이 도로를 따라 계속해서 차를 달려보거나 직접 인도를 걷다보면 마치 자신이 숲속에 나 있는 길을 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아스콘과 도로경계석 그리고 보도블록 위에 가로수가 드문드문 나홀로 서 있는 도로변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길이다. 인천시가 기존 간선도로 폭을 줄이면서까지 녹지공간 확보에 나서서 논란(경인일보 9월 12일자 19면보도)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도로변 가로수를 따라 녹지 울타리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곳 처럼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 공간을 적극 활용, 시민들이 통행하지 않는 구간의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녹지공간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녹지공간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부지확보에 따른 추가 예산없이도 녹지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로변을 따라 만연돼 있는 불법 주정차나 무단횡단 등 각종 교통 무질서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가로수 주변을 녹지화함으로써 가로수 뿌리가 지표면 쪽으로 뻗어 자라나 보도블록 등 도로구조물을 훼손하는 것을 억제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지역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개설되거나 확·포장하는 도로에도 가로수를 식재할 때 녹지 울타리도 동시에 설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다. 이와관련해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 외곽지역 도로변을 중심으로 녹지공간화 작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준비중이다”며 “미설치된 기존 도심지역 구간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예산을 확보해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