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건설사가 파주 교하신도시 인근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확정되지도 않은 각종 개발계획을 내세웠다가 개발계획이 전면 취소돼 입주자들에게 허위분양광고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2부(재판장·강민구·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송모씨 등 파주시 교하읍 현대 아이파크입주자 336명이 “허위광고를 믿고 분양을 받아 손해를 봤다”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총 9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주택업체들이 확정되지도 않은 지자체들의 각종 개발계획을 홍보물에 실어 분양실적을 높이는 관행에 제동을 걸은 것이어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신규분양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확정되지도 않은 역 신설사실을 내세웠다”며 “이는 허용정도를 넘어선 과장허위광고로 표시광고공정화에 관한 법률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과장허위광고에 따른 원고들의 재산적 손해는 인정이 되지 않지만 피고는 위법한 기만행위에 따른 위자료를 원고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총 1천94세대의 현대아이파크주민들은 단독세대의 경우 1인당 300만원, 2분의1 공유세대는 1인당 150만원정도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법원판결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측은 “분양 당시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망계획상 운정역~출판문화단지를 잇는 길이 12.5㎞의 경전철역 신설이 분명히 계획돼 있었다”며 “지금으로서는 법원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항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현대아이파크에 입주한 주민들은 지난 7월 파주운정신도시에서 교하지구와 문발리 출판문화단지를 잇는 경의선 경전철계획이 민자유치 참여업체의 저조 등 경제성 부족으로 사업폐지결정이 나자 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분양 당시 인근에 경전철역이 신설된다라는 광고를 냈던 것이 허위광고로 결론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법원판결이 알려지자 최근 입주한 1만여가구의 교하신도시 주민들마저 소송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전철계획을 홍보했던 해당 건설사들은 유사소송을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