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8면씩 `인하대학 신문'을 제작·배포하는 인하대학보사의 기자는 1학년 수습기자 4명을 제외하면 편집장과 정기자 2명이 고작이다.

그나마 수습기자 4명 가운데 2명은 9월 초에 뽑은 `병아리 기자' 수준이다. 학보사 선배 기자들은 지원하는 학생이 없어 기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소연한다.

임효진(23·여·철학과 3년) 편집장은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편집회의, 바쁜 일정, 엄한 신문사내 규정 등 대학내 신문사라는 것이 요즘 대학생 정서와는 많이 동떨어진게 사실”이라고 했다.

남서울대학의 사정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올해 초 편집장을 맡은 정수원(25·국제경영학부 2년)씨는 지난 9월 4일자 `남서울대학보'를 혼자서 만드느라 취재, 사진, 편집은 물론 배달까지 도맡아야 했다.

지난해에는 3주에 한번씩 16면을 발행했지만 올해는 3월, 6월에 이어 9월에 8면을 발행, 아예 계간지가 돼 버렸다.

현장 취재기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신문을 학교 행사 기사 및 외부·교수 기고문으로 때우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정씨는 “신문 배포를 위해 혼자 신문 5천부를 옆구리에 끼고 학내를 뛰어다닐때엔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안정적인 신문 발행을 위해 일단 수습기자 인력 확보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털어놨다.

70~80년대 대학 문화와 학내 여론을 이끌어왔던 각 대학 신문들이 세태의 변화속에 이처럼 존폐위기로 까지 내몰리고 있다.

취업과 학점에 쫓기는 최근 분위기를 타고 수습기자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다 각종 사회·학내 문제에 관심이 멀어지면서 열독률마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 `중대 신문'과 경희대 `경희대학주보' 수원캠퍼스도 수습 기간을 마치기도 전에 중도 하차하는 수습기자들이 많아 신문 제작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서울대와 성균관대, 중앙대, 동덕여대 등 6개 대학 신문사 편집장들이 모여 `대학 언론의 위기'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편집장들은 사회 이슈에 대한 접근보다 학생 복지 등 재학생들의 문제에 대해 심층 보도함으로써 열독률과 관심을 높이자고 했지만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성대신문 배연진(22·문헌정보학과 3년) 편집장은 “인력 부족, 열독률 저하 등 최근 대학 신문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학내 화장실 비데 설치 등 실질적인 주제에 관해 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