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기른 오이며 고추, 호박, 배추 등을 머리에 이고나와 장터 한 구석에다 좌판을 벌이고, 여기에서 번 돈으로 귀여운 손자손녀에게 줄 알사탕 등을 사 가시던 우리들의 옛 할머니.
　걸쭉한 포천막걸리 한사발에 기분나는 데로 `골~라! 골~라!'를 외치고, 구수한 시골 아낙들이 칭얼거릴 때마다 가격을 깎아주던 장돌뱅이들의 인심좋은 정을 느낄 수 있는 고향의 장터.
　경기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포천장은 5일마다 열리며 장이 들어서면 5천여명의 인파가 몰린다.

　포천시는 의정부, 남양주, 양주, 연천으로 이어져 근동의 주민들이 포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오며 멀리서는 서울에서 신선한 각종 산 나물을 사기 위해 오기도 한다.
　최근 재래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려 규모가 위축되고 있지만 포천장은 10년전에 비해 규모가 배이상 커져 현재는 300~400개의 점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산나물과 곡류 등이 주류를 이루는 포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20% 싼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600여대의 승용차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어 대형마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옛 장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포천장은 수북이 담긴 장바구니에서 훈훈한 인심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직송된 수산물과 향이 가득한 신선한 나물, 값싼 곡류, 의류, 잡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물품이 거래된다.

　포천장에 사람이 몰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교통편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의정부를 지나 43번 국도를 따라 오면 복잡한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바로 장터에 이를 수 있으며 터미널과도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와도 쉽게 장터에 이를 수 있다.
　포천장은 주말에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린다. 주변에 산정호수, 광릉수목원, 일동온천 등 관광지가 많아 나들이객이나 드라이브를 나온 가족들이 장을 보러 오기 때문이다.
　복개천을 따라 3천400여평의 장터에 400여개 점포가 늘어선 포천장은 먼저 포천천 건너편 주차장부터 시작된다.

　하천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구름다리를 건너 장터로 들어가면 북적이는 인파로 발 디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인천에서 직송된 어패류와 구리 도매시장에서 구입해 온 과일 상자, 왼편으로는 포천에서 직접 재배된 곡물을 파는 점포들이, 오른편으로는 야채류와 의류 음식점이 길게 늘어서 있고 콩과 고추, 팥 등 곡물류는 근동에서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다.

　20여년 동안 고추와 잡곡, 마늘을 팔았다는 김성국(56)씨는 농가에서 직접 구입한 농산물을 내다 팔기 때문에 가격도 싸고 믿을만해 단골손님이 많다고 말한다.
　야채류와 나물류도 같은 이유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이다.
　포천장에서 30여년째 점포를 운영해 포천장의 산증인이라 불릴 수 있는 김기복(65)씨는 20년 이상 장사를 한 사람이 자신 말고도 30명쯤은 된다고 말한다.
　이종선(73) 할머니도 그 중 한사람으로 오래된 상인이 많아 인심이 후하고 그렇다보니 장사도 잘된다며 싱긋 웃는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나면 시끌벅적한 소음과 함께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른다.
　시장 안을 온통 뒤덮은 냄새가 입맛을 당길라치면 칼칼한 막걸리와 소주 생각이 간절하다. 조개구이, 생선구이, 닭발집 등 침을 삼키게 하며 또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한몫 단단히 한다.
　시장기가 가시지 않으면 잔치국수집에 들러 3천원짜리 국수 맛 또한 일품이다.

 

찾아가는 길------------------------------------------------------------------------------------------------------------

　▲시외버스
　서울수유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일동 이동행 버스 이용, 포천시외버스터미널 하차(50분소요).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철원, 동승, 김화행 버스이용 포천터미널 하차(1시간 소요).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포천, 운천, 이동, 일동행 버스 이용 포천 하차하면 된다.

　▲승용차
　47번국도=구리~판교간 경부·중부고속도로 진입~퇴계원 IC~47번국도~87번국도~43번국도
　-포천경찰서 인근 복개천-
　37번국도=47번국도 진입~기산리 일동면사무소에서 포천방향~43번국도
　87번국도=47번국도 진입~내촌면사무소에서 포천방향~87번국도~43번국도
　43번국도=동부간선로 진입~의정부에서 포천방향 43번국도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