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정규시즌에서 9승9패로  자웅을  가리지 못했던 한화를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 최다 점수차 대승을 낚았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올 시즌 현대와 승부에서 어느 팀도 화끈한 공격으로 승을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실제 양팀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매 경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18번 맞대결을 치르면서 1점차 승부가 8번, 2점차 승부가 4번이었을 정도로  쉽게 가는 게임이 없었다. 양팀은 2점차 이하의 12번 대결에서도  6승6패로  호각세를 유지했다.

    이런 데이터를 볼 때 13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1차전이 7점차로 갈렸다는 것은 매우 뜻밖이다.

    대승과 대패로 엇갈린 것은 역시 한화 선발 문동환이 3이닝 동안 5실점이나  하고 강판한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올 시즌 현대전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잘 던졌던 문동환은 이날 초반 난조로 자신의 평균보다 2배 가까이 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완투형 투수 문동환이 조기 강판하면서 준비가 안 된 한화 불펜은 현대  타자들에게 몰매를 맞는 순으로 이어졌다.

    5회 공격에서 3-5로 추격한 뒤 돌아선 말 수비에서 한화는 김해님, 지연규 등을 계투조로 내보냈으나 이택근에게 우월 투런포를 내줬고 7회에도 1점을 추격,  3점까지 따라붙었지만 구원 안영명이 4연속 안타를 맞고 4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최소 2-3이닝을 길게 막아줄 수 있는 셋업맨이 없는 게 한화의 큰 약점이다. 이기는 게임에는 최영필, 구대성, 권준헌 등이 대기하고 있으나 추격전을 펼칠 때  나올만한 투수가 만만치 않다.

    세 번째는 현대 타자들의 무서운 집중력을 들 수 있다.

    현대는 이날 11점 중 8점을 2사 후에 뽑는 응집력을 보였다. 3-0으로 승기를 잡은 1회 2사 2,3루에서 채종국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5회  2사  1루에서는 이택근이 우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7-4로 앞선 7회에도 2사 후 서튼이 볼넷으로 기회를 잡았고 정성훈, 이숭용, 김동수, 채종국이 안타 퍼레이드를 벌이며 한화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