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의 갈증을 씻어준 가을단비 속에 치러진 청소년 금연 건강 마라톤 대회장인 인천 문학경기장은 비를 피할때 `이렇게도 모자를 만들어 쓸 수 있구나'라고 할 정도로 `즉석 모자 만들어 쓰기 경연장'을 방불케 했는데…. 신문지 등 종이를 접어 고깔 형태로 만들어 쓰는 것은 너무 흔한 모습.

동물을 비롯해 칼과 하트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매직 풍선도 어느새 인라인 스케이터들이 착용하는 안전모 형태로 탈바꿈해 비를 피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 웃옷이나 비닐도 훌륭한 소재로 활용됐는데, 한 여중생은 머리부터 목덜미까지 비닐을 뒤집어쓴 채 얼굴 부분만 달걀 모양으로 내놓고 대회장을 활보하고 다녀 행사 참가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마라톤은 물론 부대 행사도 대부분 차질 없이 진행. 하지만 참가자들의 마라톤 완주후 펼쳐질 계획이었던 경인여고 밴드공연, 인천시청 공무원 밴드공연, 인성여자고등학교 사물놀이, 북인천정보산고 치어댄스는 악기가 비에 젖는 바람에 일부 차질을 빚어 공연준비 한 학생들이 안타까움을 표시. 인하사대부고의 치어댄스와 음악 줄넘기 등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돼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

○…마라톤 현장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각종 전시물과 건강 검진 행사로 눈길. 봉사자들은 흡연 후에 검게 변화된 실제 크기와 질감인 폐의 모형과 흡연으로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태아의 모형 등을 통해 흡연의 피해를 설명하는 등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 이날 청소년과 학부모들 350여명이 금연 서약서를 작성. 특히 폐의 일산화탄소 함량 등을 점검하는 부스에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금연 희망자들은 금연침을 맞으며 건강관리를 위해 전문가와 상담.

○…금연 마라톤에는 안상수 인천 시장과 박창규 인천시의회의장,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이태훈 가천의과학대 길병원 원장, 이철옥 인천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운영위원장, 박영복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마라톤 참가자들을 격려. 이들은 빗속에서 달려야 할 참가자들에게 간단한 격려의 인사말을 전한뒤 앞장서서 출발해 참가자들과 마라톤 일부구간을 동행.

○…이날 행사에선 한 학생이 달리기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곧바로 회복돼 행사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의료봉사팀에 따르면 5㎞ 금연코스를 달리던 S고의 조모군이 문학경기장 역 인근에서 잠시 정신을 잃고 쓰러져 길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으나 병원에서 곧바로 회복돼 귀가.

○…이날 청소년금연건강마라톤대회가 끝나고 난 뒤 자리를 지킨 참가자들은 오후에 문학경기장에서 K리그 경기를 무료로 관람하면서 목청껏 응원을 펼쳤는데…. 행사 주최측이 인천 유나이티드 측의 협조를 얻어 마라톤대회 리플릿 하단에 있는 K-리그 입장권을 지참하면 이날 오후 3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인천-울산 경기를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참가자들은 “비가 내려 집으로 돌아갈까 했으나 인천 유나이티드의 선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참고 기다렸는데 보람이 있다”며 “이게 바로 건강도 챙기고 K리그의 열기도 맛보는 `1석2조'가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으기도.

○…이날 강화짚풀공예팀은 볏짚공예 시연으로 도시 학생들에게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선보여 행사의 의미를 더해주었는데. 학생들은 새끼를 꼬아 짚신과 방석 등을 만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능숙한 손놀림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다 직접 새끼꼬기에 나서기도. 강화짚풀공예팀 회원인 김의연(74)씨는 “주부들이 짚신을 팔라고 졸라, 몇개 팔았는데 무엇보다 학생들이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져 너무 기쁘다”고 한마디.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