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가 고교 2학기 학사운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시 전형에 합격한 고3 학생 50명을 모아 한달간 호주 자매대학에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연수일정이 고3 마지막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일선 고교마다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의 성적처리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다.
5일 아주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수시전형 합격생 50명은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두 개 조로 나뉘어 호주 울런공대(University of Wollongong)과 로열멜버른기술대(RMIT University)로 어학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하지만 오는 16일 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20일 직후부터 전국 대부분 고교에서 고3 기말고사가 예정돼 있어 일선 고교 관계자들은 아주대의 어학연수 일정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한 고교 교감은 "우리학교의 경우 사적인 어학연수를 공결로 인정하지 않아 연수에 참가하면 무단결석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제멋대로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국 한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협조요청도 아닌 일정만 통보하는 공문 한장만 보내 왔다"며 "알아서 참조해 공결로 인정해달라는 식인데 고교 교육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태"라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경기도의 고교 3학년 부장교사는 "우리학교는 연수를 공결로 인정해 중간고사 성적으로 기말고사 성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12월부터 2월까지 시간이 많은데 굳이 왜 학기중에 아이들을 데려가겠다는 것인지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최근 경기도내 전 고교에 수능 후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는 경기도교육청도 이 대학의 학기중 해외연수 계획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예비 입학생들의 실력을 더 낫게 만드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고교 교육 정상화 어긋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 국제협력팀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올해는 해외 자매대학 기숙사 여건 등 현지 사정 때문에 일정이 기말고사 기간과 부득이 겹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