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넘친다. 공원에 가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위해 걷고 뛰는 사람들로 한밤중까지 북적거리고, 청소년센터에 가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모여든 청소년을 항상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고 각자의 기량을 겨루고 체계적인 강습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스포츠클럽'이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스포츠클럽이란 종목·연령·운동수준의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자율적인 `비영리 스포츠활동조직'을 의미한다. 다시 설명하면 2종목 이상의 운동시설을 갖춘 종합체육공간을 중심으로 학교체육·생활체육·엘리트체육간 영역구분없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함께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며 지역사회 공동체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스포츠클럽은 우수지도자를 초빙,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고 유소년중 기량이 우수한 엘리트선수를 배출할 수도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전 국민이 체육활동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어 국민체력향상 및 체육복지실현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도내에는 1만여개 50여만명의 동호인단체가 있지만 대부분 축구장·테니스코트·족구장 등 특정 체육시설중심으로 운동하는 다분히 친목모임 형태에 머무르고 있다. 구성원은 대개 30대이상 성인중심으로 유소년의 접근이 차단돼 있고 또한 엘리트선수가 배제된 채 순수한 아마추어 중심으로 이뤄져 기량향상과 체계적인 후진양성에 어려움이 많다.
정부는 생활체육 동호인조직을 선진화된 스포츠클럽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체육진흥기금으로 스포츠클럽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신청이 매우 저조하다. 이는 우선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클럽의 장점이나 혜택을 잘 모를 뿐아니라 산재된 생활체육인과 동호인단체간 연결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클럽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지역 주민이나 동호인 조직이 스포츠클럽에 참여하고자 할때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수 체육엘리트를 제외한 학교체육은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생활체육 동호회 조직은 체계적인 지도부족으로 운동효과가 반감되고 예상치 않은 부상에 직면하기도 하는 등 한계점에 와 있다.
우리 특유의 국민정서에 비춰볼때 기존 동호인클럽의 스포츠클럽 전환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 우리 도에서도 용인 수지에 2만여평 규모의 종합 스포츠공간인 체육공원을 완공했으며 일선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여러 종목의 체육시설을 갖춘 체육공원을 속속 조성중에 있어 적어도 스포츠클럽의 주요 요건중 물적자원은 해결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도에서는 여러 장점을 가진 검증된 모형인 스포츠클럽제도를 도입코자 하는 것이며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 도민들에게 맞는 한국형 스포츠클럽을 개발하고 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를 확대보급코자 하는 것이다. 체육활동체계에도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 철 섭(경기도 체육진흥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