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 둘째 날인 5일(현지시각) 양측은 서로의 약점인 무역구제와 의약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공방을 벌였다.

    특히 무역구제의 경우 우리측이 가부 답변을 요구하는 통첩을 보내 시한인  6일이 5차 협상의 성패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양측은 이날 무역구제, 의약품.의료기기, 자동차, 상품무역 분과 및 작업반 등 13개 분과회의를 진행했다.

    우리측은 무역구제 분야에 협상력을 모았다. 무역구제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법상 늦어도 올해 말까지 관련 규정의 변경 가능성을 확정, 미국 의회에  통고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이번 협상이 성과를 낼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측은 그동안 4차례의 협상에 걸쳐 제기한 '제로잉' 규정 철폐 등  14개 요구사항 중 ▲산업피해 판정시 국가별 비합산 ▲양국간 무역구제위원회 설치 ▲반덤핑 조사때 사전통보와 협의 ▲반덤핑 혐의 사전 가격 및 물량 조절(서스펜션 어그리먼트) ▲팩트 어베일러블(반덤핑 자료조사때 이용 가능한 자료로 판정) 등  5가지 사항을 선별, 내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백두옥 무역구제분과장은 "현재 미국은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 제안을 받지 않으면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미국이 이 제안을 거절하거나 일부만 받을 경우 대응책을 김종훈 수석대표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재 워싱턴을 방문중"이라고 밝혀 무역구제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펴온 미 의회와 의견조율이 진행중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국 측은 커틀러 대표가 전날 '한국은 갈 길이 멀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의약품 분야에서 강공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과 관련, 외국 신약의 선별 등재과정에서 최저가격을 보장하고 약품 허가를 둘러싼 신약과 제네릭의 차별을 없애달라는 입장이며 제네릭 의약품의 허용 폭과 국내외 제약사간 차별요소 등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만복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장은 "한미간 입장차가 너무 커 합의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는 미측이 이번에 새로운 요구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자동차 세제 개편을 계속 주장하면서 자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와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감 농산물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인 농업분과는 식량작물에 이어 축산과  과일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배종하 농업분과장은 "쇠고기 등 축산물과 신선 과일류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다"면서 "거듭 말하지만 FTA 농업분과 회의는 관세 문제만  협의하는 것이지 쇠고기 뼛조각 문제는 다른 채널을 통해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때 대외 송금을 제한하는  임시  세이프가드, 투자자-국가간 소송제 관련 간접수용 대상 범위 , 자산운용업 국경간 거래 대상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한 상태다. 

    한편 원정시위단과 미국내 반 FTA 운동가 등 20여명은 이날도 협상장 밖에서 FTA 반대 시위를 벌였다.

    양측은 협상 사흘째인 6일 노동 등 13개 분과회의를 진행하며  특히  상품무역,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환경, 자동차는 마지막 분과회의다.

    한편 원정시위단과 미국내 반 FTA 운동가 등 20여명은 한국내 제3차 FTA반대 총궐기 시위 시간대에 맞춰 이날 밤 협상장 밖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