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김형칠(47)의 낙마 사망 사고로 한국선수단이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가운데서도 `마린보이' 박태환(경기고)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태환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수영 마지막날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14분55초03에 물살을  갈라  아시아 신기록과 함께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장린(중국)이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아시아신기록 15분00초27을 5.24초나 앞당긴 것이다.

    지난 4일 자유형 200m와 6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던 박태환은 이로써 1982년 뉴델리 대회 때 최윤희 이후 24년 만에 수영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활짝 열었다.

    박태환은 또 자유형 100m 은메달과 계영 800m와 400m,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 3개까지 보태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자유형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조정의 신은철(19.한국체대)은 도하의 웨스트 베이 라군에서 열린 남자부  싱글스컬 결승에서 3분38초04에 결승선을 통과해 인도의 타카르 바랑글랄(3분39초43)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 조정은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부터 참가했으나 은메달 9개만 기록하다 24년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난 사격도 뒷심을 발휘했다.

    박병택(KT), 황윤삼(노원구청), 장대규(상무)로 구성된 한국사격대표팀은 남자 25m 스탠다드 권총 단체전에서 1천696점을 쏴 인도(1천690점)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박병택은 개인전에서도 571점을 기록해 인도의 라나 자스팔(574점)에 이어 은메달을 추가했다.

    '경보의 희망' 김현섭(21.삼성전자)은 도하 시내 코니시 해변 코스에서 육상 첫 종목으로 열린 남자 20㎞ 경보 레이스에서 1시간23분12초에 결승선을  끊어  중국의 한유청(1시간21분40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0년 전부터 '전략 종목'으로 경보를 집중 육성해 온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첫날을 맞은 태권도는 이용열이 남자 라이트급(72㎏급)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맞아 2라운드만에 7-0 RSC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기종목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한국 탁구는 이정우(농심삼다수)-이은희(단양군청) 조가 출전 혼합복식  결승에서 마지막 금빛 소식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마린-왕난 조의 벽에 막혀 2-4(5-11 10-12 11-8 17-19 11-8 8-11)로 져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탁구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농구도 조별리그에서 요르단에 62-68로 무너지며 E조 하위권으로 내려 앉아 메달권 진입도 어려워 졌다. 한국은 10일 오전 1시에 열리는 홈팀 카타르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8강에 진출하더라도 아시아 최강 중국과 만나게 된다.

    이미 4강행을 확정지은 여자축구는 북한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현격한 실력차를 실감하며 1-4로 완패했다.

    복싱에서는 믿었던 이옥성(51㎏급.보은군청)이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가운데  64㎏급의 신명훈(상무)이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7일과 8일 새벽 사이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보태 중간 합계 금 19, 은 25. 동 45개를 땄지만 2위 일본(금 26, 은30, 동 38)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