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수혈을 위한 혈액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이는 여성 헌혈지원자들 중 빈혈로 인한 부적격자가 여전히 발생하는 한편, 최근 말라리아 위험지역이 확대돼 수혈용 채혈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12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수혈이 가능한 적혈구 농축액 보유량은 1일분. 원활한 혈액수급을 위한 적정 보유량인 7일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는 헌혈을 하려는 사람이 줄고 있는데다 헌혈 부적격자로 판정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같은 기간 지난해 헌혈지원자가 16만2천449명인데 반해, 올해는 14만7천810명. 여기에 지난해 지원자 중 헌혈 부적격자는 3만3천175명, 올해는 3만5천222명으로 늘고 있다.

부적격자로 판명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여성지원자들 중 혈중 헤모글로빈 수가 낮은 저비중(빈혈)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여성 헌혈 부적격자 중 63.9%,올해는 65.3%가 빈혈로 인해 헌혈을 하지 못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 8월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대한 기준이 자체지침에서 질병관리본부의 기준으로 변경 적용되면서 수혈용 헌혈이 불가능한 지역이 넓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위험지역이 읍·면·동의 협소한 영역에서 시·군·구로 확대되면서 강화군은 고 위험지역, 옹진군과 중구는 위험지역, 동구와 서구는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설정된 것. 이로 인해 강화·옹진군과 중구에 최근 3년이내에 거주했거나 1년 이내에 여행한 사람, 동구와 서구에서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부대의 부대원들은 의약품과 연구용으로 쓰이는 혈장만 수혈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사는 이유로 헌혈 부적격자로 판정된 것은 지난해 전체 부적격자의 5.4%였던 데에 반해 올해는 8.7%를 차지한다. 특히, 규정이 바뀐 뒤 9월부터 현재까지는 14%나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은 학교나 군부대에서 집단으로 많이 하는데 군부대 훈련지역이나 학생 수련원이 강화에 많다보니, 헌혈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 지역 외 주민들의 헌혈참여를 높이기 위한 홍보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