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경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
정부의 아파트 가격 인하노력이나 강력한 분양가 인하방침과 때를 같이해 지역사회에서도 신규분양 아파트의 가격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전 국토가 투기장화되고 아파트가격이 옥석 구분없이 폭등하는 현상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정확한 원인분석과 적절한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송도가 지역내 아파트가격상승을 주도하는 본거지며 포스코건설과 게일이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주범인양 치부되는 여론은 동의할 수 없다. 오해의 바탕에는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사의 합작회사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가 부동산투기를 위해 인천에 왔다는 인식이 숨어 있는 듯 하다.

게일·포스코건설은 IMF후유증으로 인천시 재정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던 2001년 초, 인천시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이 사업참여를 검토하게 됐다. 인천시와 오랜 검토끝에 인천의 미래상을 내다보며 힘을 합해 송도를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도시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송도국제도시개발사업은 아파트건설사업이 아닌 새로운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도시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인 2만여세대의 아파트가 포함돼 있는데, 표면적인 분양가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송도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도시에 필수적인 컨벤션센터, 65층의 동북아 무역센터, 12만여평의 공원, 국제학교, 외국병원, 특급호텔, 각종 문화 및 위락시설, 최첨단 상업시설, 수많은 오피스 빌딩, 그리고 18홀규모의 골프장까지 건설하는 종합개발사업이기 때문이다.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에 걸맞는 도시외관이 갖춰지는 단계가 되면 다수의 외국기업과 외국인이 들어오게 될 국제도시다. 따라서 이곳에 들어서게 될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시설은 외관이나 내부시설의 수준에서 높은 품질을 지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송도가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시비를 하거나, 아파트품질을 낮춰서라도 분양가를 주변지역 수준으로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제자유구역 설정의 근본취지를 도외시한 주장이다. 이런 분들에게 정부를 포함한 사회일각에서 상하이의 푸둥이나 두바이를 능가하는 멋진 도시, 최고 수준의 건물을 지어 달라는 요구가 엄존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고 싶다.

NSC가 인천시로부터 땅을 싸게 사서 고가의 아파트를 분양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에 접할 때면 너무나 답답하다. 이는 송도개발사업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주장이다. 송도개발사업은 일반적인 민간주택사업과 달리 NSC가 인프라구축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하는 한편, 컨벤션센터·중앙공원·문화센터 등을 자비로 건설해 시에 기부채납 하도록 돼있다. 또 입법과정의 미비로 NSC는 엄청난 금액의 국제학교건립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NSC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비수익시설 투자비가 금리를 포함 무려 1조원에 육박한다. 그 밖에도 송도를 수준높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외국병원·특급호텔 등 핵심시설 건립용부지를 무상, 혹은 취득원가로 공급한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이러한 비용은 결국 수익사업인 아파트분양원가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끝으로 송도개발사업은 외국기업이 참여하는, 외자유치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 사업의 한 주체인 게일사는 단순한 이익추구만이 아닌, 세계적인 수준의 도시를 건설한다는 자부심과 한국의 미래를 함께 세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땅에 왔다. 그들은 스스로의 창의적인 노력을 통해 적정이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기를 원한다. 외국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과 양질의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만든 경제자유구역의 선두주자인 송도사업에 대한 무차별적 분양가 규제논란이 간신히 궤도에 오른 송도경제자유구역건설과 조금씩 무르익어가고 있는 투자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송도의 내일은 세계로 웅비하는 인천의 미래상이다.

/조 용 경(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