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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회전 차로가 1개밖에 없어 상습정체를 유발하던 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하부구간(왼쪽)이 교각사이 빈공간을 도로로 활용해 좌회전 차로를 늘리고 신호체계를 개편하자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수도권 주민들은 여름 피서지로 강원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실상 강원도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다. 더 가까운 서해안 바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관령을 넘어야했던 것은 동해의 화려한 해변에 이끌려서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서해안으로 통하는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야 진정한 '서해안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도로의 힘은 세다. 잘 닦인 도로는 일자리와 돈을 몰고 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막힌 도로는 힘을 빼고 돈을 빼앗아 가기도 한다. 경기도 민선4기가 핵심 공약으로 "뻥 뚫겠습니다"를 내걸었던 것도 이런 맥을 짚었기 때문이다. 민선4기 경기도의 교통정책 해법을 4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민선4기 교통정책의 선봉격이 교통혼잡개선대책이다. 이 정책은 한마디로 상습정체구간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통개선대책이라 하면 새 도로를 뚫거나 고가도로를 설치하는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떠올리게 된다. 물론 도로 용량 자체를 늘리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경우 막대한 재원이 문제다. 이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계획만 잡아놓고 수년간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미착공 도로들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다고 예산이 확보되거나 새로운 대체도로건설이 완료될 때까지 막히는 길을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 여기서 출발한 것이 TSM(교통체계개선) 기법을 이용한 교통혼잡개선대책이다. 쉽게말해 큰 돈이 들어가는 장기적인 대규모 SOC투자가 아니라 기존교통시설을 운영방법을 바꾸거나 대중교통, 주차 등의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 최대한의 개선효과를 노리는 방법이다.
도는 당초 505개소의 혼잡지역을 4년내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505개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점' 개념의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축'개념으로 사업을 과감히 확대했다.
도는 각 점과 점을 연결하는 도로를 축으로 삼아 도내 20개 축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505개소가 아닌 1천400개소(점)의 혼잡지역을 개선해야만 비로소 '선'의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해서 혼잡구간 개선사업은 20개축 1천400개소로 확대됐다.
도는 올 하반기 ▲의정부 장암동~연천군 신서면 대광리(65㎞) ▲의정부 장암동~포천시 영북면 자일리(55㎞) ▲고양시 행주대교북단~남양주시 팔당대교 남단(63㎞) ▲성남시 여수동 여수IC~이천시 장호원읍(67㎞) ▲수원시 세권사거리~평택시 팽성읍(59㎞) 등 5개 축에 대한 설계에 착수했다.
또 내년 추가로 10개 축에 대한 개선대책을 마련하기위해 설계비와 공사비를 예산에 반영했다.
앞서 도는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IC 하부교차로에 대한 교통혼잡개선사업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 구간(인천→일산방면)은 나들목 하부의 좌회전 차로가 1개밖에 없어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한 교통정체가 고속도로에까지 영향을 미쳐 3㎞까지 긴 정체꼬리를 이었던 곳이다.
그러나 좌회전 차로 3개를 추가하고 신호체계를 개편하자 눈에 띄게 흐름이 빨라졌다. 이 구간 고속도로 평균통행속도는 29.1㎞/h에서 46.0㎞/h로 빨라졌고 고속도로 하부 교차로의 지체시간도 '173.7초/대'에서 '95.3초/대'로 획기적으로 줄었다.
또 현재 개선작업이 한창인 팔당대교 북단 도로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도는 주말 나들이객들이 몰릴 때마다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구간의 교통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팔당대교 북단 감속차로 길이를 연장하고 팔당댐 제방도로(공도교)를 재개통시키는 등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개선작업이 완료될 경우 주말 평균 통행속도는 11㎞/h에서 32㎞/h로 2배이상 빨라지고 정체길이도 13㎞에서 1.2㎞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