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열차페리 후보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도와 인천시의 유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열차페리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8일 인천항을 방문한 데 이어 22일 평택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들 시·도간 묘한 신경전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잇따른 인천항과 평택항 방문은 자신의 대선 공약으로 구상중인 열차페리 실현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 박 전 대표가 인천항에 우선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도가 방문을 요청해 이뤄졌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요청으로 '평택행'에 나선 박 전 대표는 이날 평택항을 방문, 김 지사로 부터 그동안 경기도가 추진한 한·중 열차페리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청취할 예정이다. 한·중 열차페리 사업은 박 전 대표의 구상 발표에 앞서 김 지사 역시 한·중 무역 교류 확대를 위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이명박 전 시장과 가까운 김 지사가 박 전 대표에게 '러브콜'까지 보내면서 방문을 요청한 것은 자칫 열차페리 사업이 인천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는 지역민심을 반영해 시급히 초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김 지사는 평택항을 방문하는 박 전 대표에게 지역 민심과 한·중 물동량의 증가 등을 보고하고 평택항 유치전에 나설 예정이다.

1시간 동안 평택항을 안내할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열차페리 사업의 선행사업으로 추진돼야 할 평택항과 평택역을 잇는 산업철도 관련 예산확보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치적으로 박 전 대표의 열차페리 구상에 힘을 실어 주고 대신 평택 유치 및 평택항 건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다중 포석인 셈이다.

박 전 대표 역시 김 지사의 요청을 반기는 모습이다. 정치적으로 자당 소속인 김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열차페리 구상을 더욱 현실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