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인천은 역동적인 도시답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많았다. 예전처럼 굵직한 대형 사고는 없었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각종 부작용은 속출했다.

송도·청라 경제자유구역 조성과 검단 신도시 발표 등의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땅값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들썩'였고, 아파트 분양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연초부터 전매 차익을 노리고 허가없이 토지를 사고 팔거나, 개발지역에 위장 전입한 건설업자, 공무원, 대학교수, 가정주부 등 부동산 투기사범 1천113명이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또 인천은 성폭력 범죄 발생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어린이 연쇄 성폭행 사건 발생으로 시민들이 잠시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특히 지난 5월 인천 서구, 계양 지역에서 초·중·고 여학생 10명이 연쇄 성폭행 당한 사건은 사건 발생 한달여만에 범인은 검거됐지만,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강간사건(7월말 기준)은 317건으로 인구 10만명당 11.9건에 달하는 것으로 이는 서울(10.9건), 경기(10.5건) 보다 앞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인 현직 교수, 목사, 공무원 등은 '엉터리 박사학위'를 취득해 박사 행세를 하다 망신을 당했고, 하늘길을 책임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고위 임원들은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아 챙기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8월에는 '오락실만 차리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퇴직금을 털어 '막차' 탄 성인오락실 업주들이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채 단속기관에 걸려 길거리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공사 2단계 건설사업과 관련, 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공항공사 부사장 등 처장급 고위 임원 3명과 업자들이 '철창 신세'를 졌다. 국책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공항에서 터져나온 '뇌물커넥션'은 시민들에겐 충격이었다. 정해년 새해에는 국제도시 인천의 이미지에 걸맞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