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20살인 미혼모 김지영(가명)씨의 하루는 고통의 연속이다. 내년 4월 초에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아이 아빠는 집을 나간 지 오래다. 보증금 없는 월세 쪽방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근근이 생활비를 벌었지만 이젠 버틸 힘도 없다. 부모님을 속이고 가출한 터라 친정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생활이 어려운 시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점점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진다.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자꾸 눈물만 난다.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인천의 이혼율은 한부모 가정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천의 이혼 건수는 작년에 총 8천646건. 인구 1천명 당 '조이혼율'(1년간 발생한 총 이혼건수를 주민등록의 인구로 나눈 수치)이 모두 3.3명으로 나타났다. 성(性)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경제적인 어려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손꼽힌다.

26일 인천시가 밝힌 한부모가정에 대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부모가정은 총 9천266세대(9월말 기준)로 집계됐다. 2003년 5천621세대, 2004년 6천208세대, 2005년 7천478세대로 연평균 11.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중 부자가정은 2002년 752세대에서 올해 1천530세대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한부모가정이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했다. 이혼 후 자녀양육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에서 남성은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경우가 16.4%에 불과했지만, 여성은 53.8%에 달했다. 또 이혼 전의 취업상태에서 남성은 취업자의 비율이 92.5%인 반면, 여성은 50.9%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집계된 인천의 한부모가정 미혼모는 총 48명. 이중 '15~19세'와 '20~24세' 미혼모가 각각 18명씩 가장 높게 나타났다. 14세 이하의 미혼모도 있어 충격적이다. 미혼모 중에 75%가 교제중에 원치않는 임신을 했다고 말했고, 출산이유에 대해서는 '낙태시기를 놓쳐서', '낙태시킬 돈이 없어서', '낙태가 무섭고 두려워서', '낙태는 죄악이라서' 등으로 비슷한 응답을 보였다. '가족의 이해와 용서'를 바라는 의견과 '숨기고 싶다' 등의 대답이 주를 이뤘고, 절반이상은 입양을 생각하고 있어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보호가 시급한 상태였다.

시는 내년부터 찾아가는 '한부모가정 돌보미' 파견사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 근로능력과 자립·자활 의지가 있고, 보증금 4천만원 이하의 세입자 중 무주택 저소득 한부모가정에 대해 대출지원(무보증 1천200만원)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로 남동구에 20세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자가정지원센터를 내년 7월까지 건립할 계획도 있다. 문의:(032)440-3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