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서 쓴웃음을 짓는다.

새해를 맞이하는 일말의 설렘조차 쓴웃음에 녹아 내린다.

혼선과 혼란, 갈등 속에서

희망이 절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상생은 대립과 분열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널뛰는 집값, 북핵 근심에 국민의 가슴은 멍들었고

생존 자체가 버거운 서민들의 삶은 양극화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급식 사태를 비롯, '상식'을 일탈한 사건 사고는 왜 그렇게 많았는지.

그야말로 마음 편할 날 없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법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위에 드리워진 붉은 하늘을

용광로의 정열로 바라보자.

환율과 유가 불안 등 어려웠던 경제 여건 속에서도 가능성을 잉태한 현장,

수출 3천억달러 달성을 이끈 역동의 현장을 붉은 하늘이 보듬고 있다.

글/임성훈기자·hoon@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