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서 연말 분위기에 편승해 환경미화원 복장을 하고 물건을 팔고 다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남동공단 143블록에서 S업체를 운영하는 최충길(51)씨는 지난 19일 오후 3시께 한 '불청객'의 방문을 받았다.

자신을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50대 초반의 이 남성은 "쓰레기 치우느라 고생하는 데 좀 도와줄 수 없냐"면서 들고온 물건을 사 줄 것을 요구했다. 이 남성은 양말 10켤레 1세트를 3만원에 판매하려 했다.

최씨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버리는 데 뭘 치워주느냐"며 "백화점에서 파는 양말도 이렇게 비싸지 않다"고 말한 뒤 불청객을 쫓아냈다.

같은 날 오후 공단 147블록에 위치한 S업체에도 불청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역시 자신을 '청소반장'이라고 밝힌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며칠 뒤 동료들이 합동결혼식을 하는 데 좀 도와줄 수 없냐"고 말했다.

공장장 이상옥(47)씨는 "청소 잘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3세트 9만원어치를 구입했다"면서 "청소를 한다니까 샀지 다른 사람 같으면 안 해줬을 텐데 괘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인천 남동구청 '구민의 소리' 게시판에도 이와 관련된 민원글이 올라왔다.

남동공단에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고 밝힌 이 민원인은 "매년 한 두번씩 환경미화원 복장에 수건을 목에 매고 좀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오늘(20일)도 부조금 대신 양말 10켤레를 사라고 해 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남동공단 일대는 남동구 위생공사와 남동 위생공사 두 곳이 구청과 계약을 맺고 재활용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을 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 수집, 운반 업체에 직원과 구 소속 환경미화원은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다"면서 "환경미화원, 쓰레기 수집·운반업체 직원 등을 사칭하며 물건을 파는 경우를 발견하면 가까운 지구대에 신고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